야금야금 '위안화 굴기'

송광섭 특파원(song.kwangsub@mk.co.kr), 문지웅 기자(jiwm80@mk.co.kr), 박나은 기자(nasilver@mk.co.kr)

입력 : 2025.05.26 17:53:15 I 수정 : 2025.05.26 18:24:35
달러貨 위상 약화 틈타 기축통화 넘보는 中
지난해 전세계 무역결제 7% 차지해 유로화 1%P차 추월
"원화 사용범위 축소" … 韓외환·통화정책 불확실성 고조




기축통화국을 넘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위안화 굴기가 고개를 들고 있다. 세계 무역시장에서 위안화 영향력이 확대되면 한국 외환·통화정책에 변수로 작용해 정책 불확실성을 키울 우려가 있다. 26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무역 결제에서 위안화 비중이 7%를 기록하면서 유로화(6%)를 앞서 2위가 됐다.

아직 달러화(81%) 비중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달러화 위상이 약화하는 상황에서 유로화와 함께 달러 대체통화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뚜렷해지고 있다.

중국이 위안화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추진하는 정책은 △위안화 국제결제시스템(CIPS) 사용 확대 △중국 전자결제서비스 위챗페이 해외 진출 △통화스왑 계약 확대 등 3가지로 압축된다. 시 주석은 지난달 캄보디아를 방문해 CIPS 참여를 협의했다. CIPS는 미국이 주도하는 달러 기반 국제결제시스템 SWIFT에 대항해 위안화 세계화를 목표로 2015년 출범한 위안화 결제시스템이다. 중국은 동남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CIPS 참여국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 위챗페이는 최근 카자흐스탄 최대 은행인 할리크은행과 제휴했다. 중국 관광객이 카자흐스탄 전역에서 위챗페이를 통해 QR코드로 결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위챗페이는 중앙아시아 금융기관들과 제휴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위안화 영토 확장은 상대적으로 원화 영향력을 약화시킨다.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 원장은 "중국은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를 통해 적어도 아시아 역내의 기축통화국이 되려고 한다"며 "위안화 확장은 원화 사용 범위 축소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환율정책은 달러 외에 위안화 변수까지 더해져 제약이 커진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다만 "위안화 결제 비중이 증가하는 속도가 빠르지만 아직 달러에 비해서는 한참 떨어지는 수준이라 외환시장 패러다임을 바꾸려면 갈 길이 멀다"고 진단했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 서울 문지웅 기자 / 박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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