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선 확실] "기업이 잘 돼야 나라가 잘된다"…재계와의 인연은

이재용·최태원 등과 회동…SK하이닉스·현대차 공장 찾기도'AI 3강 도약' 공약에 지원 기대
장하나

입력 : 2025.06.04 00:33:35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홍규빈 기자 = "기업이 잘 돼야 나라가 잘되고, 삼성이 잘 살아야 삼성에 투자한 사람들도 잘 산다." 21대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3월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 청년 SW 아카데미'(이하 SSAFY)를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한 말이다.

지난 3월 이재용 만난 이재명
[연합뉴스 자료사진]

경제 회복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내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재계에서는 기대와 긴장감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그는 연초부터 '회복과 성장'이라는 슬로건 아래 경제 성장 중시 행보를 이어오며 재계와의 접촉면을 넓혀 온 만큼 향후 재계와의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동시에 상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 재추진 등 주요 공약에 대해서는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재계 관계자는 "솔직히 상법 개정 추진 등 반기업 정서가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AI나 신재생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사업 확대나 성장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최근 이 회장을 비롯한 주요 재계 인사들과 잇따라 소통하거나 주요 기업 사업장을 방문하는 등 기업의 성장을 강조하며 '우클릭' 행보를 보여왔다.

이재용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는 "글로벌 경쟁이 격화한 상황에서 대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며 "삼성이 경제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 후보는 경기도지사 시절에도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과 자주 소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SSAFY 교육생들과 기념촬영하는 이재명과 이재용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수차례 만나 인공지능(AI) 산업 발전 등에 대한 견해를 공유해 왔다.

지난달 8일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서는 일본과의 경제 연대와 해외 인재 유입 등을 제언한 최 회장에게 "어쩌면 그렇게 저하고 생각이 똑같냐"며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앞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 뒤 첫 경제 일정으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찾았다.

지난해 9월에는 최 회장을 국회로 초청해 민생 경제 간담회를 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SK그룹이 주최한 'SK AI 서밋'을 찾아 최 회장과 차담회를 갖고 AI 산업 지원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눈 바 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발언 듣는 이재명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는 이번 대선에서 'AI 3강 도약'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AI 등 신산업 육성을 장기 성장 전략으로 제시했다.

SK는 물론이고 삼성과 LG 등 주요 대기업이 AI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점 찍고 시장 선점에 나선 만큼 향후 AI 산업 성장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지원 확대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 정책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기업들의 애로사항도 두루 청취해왔다.

민주당 대표 시절인 지난 3월에는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와 민생경제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민주당과 한경협이 공식적으로 만난 것은 10년 만이다.

앞서 2월에는 충남 아산에 있는 현대차 공장을 찾아 생산 라인 현장을 둘러보고 "기업의 성장은 경제 성장의 전부"라면서 전략 산업 분야에 대한 국내 생산 촉진 지원 세제 도입을 제안했다.

이 후보는 앞서 2021년 경기도지사 시절에는 경기 화성시 현대차·기아기술연구소를 찾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수소버스와 자율주행차를 함께 탔다.

4대 그룹 총수를 공개적으로 만난 것은 이때가 처음으로, 당시 이 당선인은 "불합리하고 불필요한 규제들이 자유로운 기업·경제활동을 제한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2021년 자율주행차 함께 탑승한 이재명-정의선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자리에는 공영운 당시 현대차 사장도 배석했다.

공 전 사장은 작년 4·10 총선에서 이 후보가 직접 영입했던 인사다.

당 대표였던 이 후보는 영입식에서 "경제 현장에서 큰 성과를 만든 공 전 사장 같은 분을 모셔서 정책과 입법에 많은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치켜세웠다.

공 전 사장은 경기 화성을에 전략 공천됐으나 낙선했고, 이후 이 당선인의 경제 특보로 임명됐다.

2022년 박용만 전 대한상의 회장과 악수하는 이재명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한상의 회장을 지낸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도 이 후보와 밀접한 기업인으로 꼽힌다.

과거 이 후보는 박 전 회장을 '존경하는 기업인'으로 치켜세우며 그의 산문집을 추천하기도 했고, 2022년 대선 과정에서는 '박용만이 묻고 이재명이 답하다'(만문명답) 제목의 대담을 갖기도 했다.

이 후보는 당시 대담에서 "제가 진짜 노동자 편만 들고 성장과 기업활동에 저해가 되는 방식의 분배를 강요했다면 같이 안 놀아줬을 것 아닙니까"라고 웃으며 말하자 박 전 회장은 "대담하기 부담스럽죠"라고 답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후 박 전 회장은 이 후보가 추진했던 '국민통합추진위원회'에 참여할 후보로 거론됐고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언급되기도 했다.

hanajjang@yna.co.kr(끝)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6.05 20:53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