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화력 김충현씨 사망사고, 충남경찰청 전담수사팀이 맡는다(종합)
안전사고조사팀 전원 투입…"공작기계 회전축 덮개 열린 채 작동" 유족·대책위 "사고 현장 왜 치웠나" 항의…각계각층 진상규명 촉구 성명
이주형
입력 : 2025.06.04 18:37:50
입력 : 2025.06.04 18:37:50

(태안=연합뉴스) 정윤덕 기자 = 지난 2일 오후 충남 태안군 한전KPS 태안화력사업소 기계공작실에서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 고(故) 김충현(50) 씨가 작업 도중 사망했다.사진은 3일 오후 태안화력발전소 내 한전KPS 건물 외부 모습.2025.6.3 cobra@yna.co.kr
(태안=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근로자 김충현 씨 사망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전담팀을 투입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사고 현장 공작기계의 고속회전체 덮개가 열린 채 작동한 사실을 파악하고,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기계 조사를 의뢰했다.
4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충남경찰청 형사기동대 안전사고팀 수사관 5명 전원은 현재 사고 현장에서 작업 지시 관련 문서를 확인하고 있다.
확인 대상은 원청인 한국서부발전과 한전KPS, 김씨의 소속 업체인 한국파워O&M의 도급계약서, 업무 분장보고서, 안전관리 기록서, 김씨의 근로 당일 작업 오더(주문), 일지 등이다.
경찰은 확보한 서류를 토대로 한국서부발전과 한전KPS 측 관계자를 상대로도 당일 작업 현황과 절차적 문제 여부 등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KPS 측은 김씨의 작업과 관련해 "금일 작업 오더(주문) 되지 않았던 사항"이라고 밝혔고, 김씨 소속 업체 대표이자 현장 소장인 A씨 역시 "사고 당시에는 작업 지시가 없어 같이 있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한국파워O&M 태안사업소 조직도를 보면 작업은 총 3개과의 23명이 투입됐는데, 숨진 김씨가 이곳의 유일한 선반 담당으로 혼자 공작기계들을 다뤄왔다.
태안화력 비정규직 사망사고 대책위원회(가칭) 측은 "2인 1조 작업이 지켜지지 않았고, 오더가 없으면 작업할 수 없는 구조"라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사고 당일을 포함한 보름여 간에 해당하는 작업장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평상시와 사고 당일 어떻게 지시가 내려졌고, 작업이 수행됐는지 등을 비교·분석 중이다.

(태안=연합뉴스) 충남 태안군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도중 숨진 한전 KPS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 김충현(50) 씨의 작업 현장이 3일 오후 멈춰있다.2025.6.3 [사망대책위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coolee@yna.co.kr
특히 사고 당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사측의 오더나 그밖에 별도 지시가 있었는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경찰은 공작기계의 고속회전체를 가리는 덮개가 열린 채 작동된 사실을 파악하고,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기계 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의 직접적인 사인이 끼임 사고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작업 당시 옷가지가 회전체에 빨려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 공단 측 관계자도 현장 조사에 나와 덮개가 열린 이유 등 기계 작동 당시 이상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김씨의 시신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었으나, 유족 조사 등에 따라 미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변호사 입회하에 유족 상담을 하고 있다"며 "절차가 끝나는 대로 부검을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태안=연합뉴스) 정윤덕 기자 = 태안화력 비정규직 사망사고 대책위원회(가칭)가 3일 충남 태안군 한국서부발전본사 앞에서 사망 노동자 관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지난 2일 오후 태안화력발전소 내 한전KPS 태안화력사업소 기계공작실에서 한전 KPS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 김충현(50) 씨가 작업 도중 숨졌다.2025.6.3 coolee@yna.co.kr
김씨는 지난 2일 오후 2시 30분께 태안화력발전소 내 한전KPS 태안화력사업소 기계공작실에서 작업 도중 숨졌다.
유족들과 대책위는 전날 오후 기계공작실을 찾아 사고 당시 상황을 확인하려 했지만, 사측에서는 이미 혈흔을 지우고 기계와 공구를 정리하는 등 사고 현장을 보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강한 항의를 받기도 했다.
태안화력 故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와 한국발전산업노조는 이날 잇따라 성명서를 내고 "한국서부발전과 한전 KPS는 사고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경찰과 사측에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조했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역시 이날 성명을 내 사용자가 안전사고와 재해 예방의 책임마저 하청업체에 전가하는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 현상을 지적하며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태안=연합뉴스) 충남 태안군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도중 숨진 한전 KPS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 김충현(50) 씨의 작업 현장에 3일 국화꽃이 놓여있다.동료들은 김씨가 평소 바닥에 작은 못도 없을 만큼 꼼꼼히 청소하고 정리정돈하는 성격이었다고 입을 모았다.2025.6.3 [사망대책위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coolee@yna.co.kr
안 위원장은 "같은 사고가 재발한 것은 경영자의 안전 불감증과 노동자의 생명보다도 이윤의 추구를 앞서 생각하는 잘못된 태도, 엄중한 처벌과 지도·감독을 소홀히 한 당국에 그 원인이 있지는 않은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이날 오후 7시부터 양일간 태안 버스터미널 앞에서 '태안화력 故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추모문화제'를 연다.
오는 6일 오후 3시에는 서울역 앞에서 추모문화제를 열고 용산 대통령 집무실로 행진할 방침이다.
coole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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