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만난 EU무역수장 "올바른 방향으로 빠르게 협상 진전"

폴리티코 "EU, 美에 '자율주행 규제 완화' 추가 제안"EU·佛무역수장, 中상무부장도 잇달아 접촉
정빛나

입력 : 2025.06.04 21:36:37


악수하는 미-EU 무역수장
(파리=연합뉴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좌)와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이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2025.6.4 photo@yna.co.kr [출처=EU 집행위원장 SNS.재판매 및 DB 금지]

(파리·브뤼셀=연합뉴스) 송진원 정빛나 특파원 =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담당 집행위원이 4일(현지시간) 대미 관세협상 관련,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를 계기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회동한 뒤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만남이 생산적이었으며 건설적이었다"면서 "이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긴밀한 연락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은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하는 미국의 추가 조치가 발효된 당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무역 협상 중인 모든 국가에 '최상의 제안'을 제시하라며 통보한 기한이기도 하다.

협상에 정통한 복수 소식통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자율주행 관련 규제를 완화, 미국 규제 수준에 맞추겠다는 추가 제안을 했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미국의 자동차 25% 관세를 피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지난 2일 카테리나 라이헤 독일 경제장관, BMW·메르세데스 벤츠·폭스바겐 등 독일 주요 자동차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사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자동차 제조사가 정부의 안전 기준을 스스로 충족한다고 선언하는 일명 '자기 인증'(Self-Certification) 제도를 시행하지만 EU는 관할 당국에서 직접 충족 여부를 확인하도록 규정한다.

테슬라와 같은 미국 기업들은 이런 유럽의 엄격한 규제가 자율주행 기술 활용을 저해한다고 주장한다.

집행위의 이런 움직임은 집행위가 미국과 전면 통상전쟁을 피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약 10년 전 EU·미국 무역협정 협상 당시엔 집행위가 자동차 기술 표준 규정에 대한 양보를 거부해 협상 자체가 결렬됐다고 폴리티코는 해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EU와 협상이 더디다고 불만을 제기하며 이달 1일부터 모든 유럽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으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통화 뒤 50% 관세를 7월 9일로 유예했다.

EU는 유예 기간 내 상호 이익이 되는 협상을 타결하는 데 주력하겠다면서도 철강 50% 관세 철회를 촉구하면서 '균형 잡힌' 해결책이 도출되지 않으면 조기에 보복조치를 가동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이날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과도 회동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로 자동차 업계의 심각한 상황을 왕 부장에게 전달했다며, 양측이 "이 문제를 가능한 한 빨리 명확히 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로랑 생마르탱 프랑스 무역 담당 장관은 왕 부장과 만난 뒤 엑스(X·옛 트위터)에 "세계적 무역 긴장 속에서 중국 왕원타오 상무부장과 함께 책임 있는 대화를 추구할 의지를 밝혔다"며 "그러나 프랑스는 무역 균형이나 코냑과 같은 산업 분야의 보호엔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왕 부장도 생마르탱 장관에게 양국 간 무역 분쟁은 정상적인 현상이며 상호 존중과 윈윈(win-win) 협력의 원칙에 기반한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중국 상무부는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최고 45.3%로 확정하자 EU산 브랜디에 대한 임시 반덤핑 조치에 들어갔다.

중국이 수입하는 브랜디 중 프랑스산이 99%를 차지해 양국 간 갈등이 빚어졌다.

shin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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