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피' 훈풍에…뛰는 은행주, 나는 증권주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입력 : 2025.06.08 16:41:42 I 수정 : 2025.06.08 20:25:41
한달새 50% 오른 미래에셋
카뱅 시가총액 추월 눈앞
자사주 소각 기대 증권사
해외 법인도 영업이익 증가
은행은 대손충당금에 발목
기업연체율 상승도 리스크






미래에셋증권이 증시 활황에 대한 기대로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은행주 시가총액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은행주들은 주택담보대출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이익 규모 때문에 증권주보다 시총이 훨씬 컸지만, 최근 들어 증권주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총 격차가 좁혀졌다.

대출 금리 인하, 자영업자 지원 등 새 정부의 금융정책이 은행주 이익을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반면 증권주는 이재명 대통령의 증시 부양 정책의 대표적인 수혜주다.

지난 5일 기준 유가증권 시장에서 미래에셋증권 시총은 11조1500억여 원(미래에셋증권우, 미래에셋증권2우B 포함)으로 카카오뱅크와 시총 격차는 4100억원가량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한 달간 주가가 50% 오르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주가가 한 달간 8% 상승했다. 외국인 매수로 은행주들이 오르고 있지만 배당수익률이 연 1% 수준인 카카오뱅크는 외국인 매수가 제한돼 주가 상승폭이 작았다. 미래에셋증권이 이달 들어 보여준 높은 주가 상승률을 이어간다면 카카오뱅크는 물론 12조7900억여 원인 기업은행 시총을 역전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엔 금융주 가운데 은행주들의 상승이 돋보였다면 올해는 증권주들이 은행주들에 비해 훨씬 나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KRX 증권 지수의 올해 상승률은 59.53%로 KRX 업종 지수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행주들은 분기배당과 높은 주주환원율에도 불구하고 새 정부에서의 정책 리스크 때문에 상승 동력이 제한되고 있다. 반면 증권주는 코스피가 2800선을 회복하는 랠리가 펼쳐지자 주가가 큰 폭으로 뛰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소각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는데, 증권주들은 자사주 비율이 높다. 미래에셋증권 자사주 비율도 22.98%다. 특히 올해 1분기 증권주들이 눈에 띄게 개선된 순이익을 발표한 점도 주가에 영향을 끼쳤다.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법인 이익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53% 늘어난 258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21.6% 늘어난 4482억원, 삼성증권은 2484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는 1분기 순이익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1374억원이었다. 카카오뱅크는 2021년 상장 당시 주가가 9만원대까지 올랐으나 고평가 논란 등으로 지난 5일 종가는 2만4250원을 기록했다. 여전히 주가수익비율(PER)은 26.27배로 높다.

성장 속도가 느린 은행 업종에 비해 증권 업종은 이익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것도 주가를 끌어올리는 동력이 됐다.

과거엔 기복이 적은 이익에서 나오는 안정적 배당이 은행주의 매력이었지만 최근엔 저성장 업종이라는 요소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경기 침체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 기업대출 연체율 상승도 리스크다. 지난해 말 은행 실적의 발목을 잡았던 강달러 문제도 거의 해결됐지만 여전히 은행주들이 코스피에 비해선 덜 오르는 이유 중 하나가 대손충당금이다. 특히 기업은행, 지역은행의 경우 그 우려가 더 큰 측면이 있다.

반면 증권 업종은 거래대금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해외 비즈니스를 통해 성장 잠재력을 키우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지난해 미국 법인이 역대 최대인 945억원의 세전 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해외 법인 자기자본도 4조원을 넘어갔다.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한 증권주들은 여전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하라 아직 저평가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의 PBR이 0.8배,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은 0.7배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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