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또 올리면 사장 접고 알바해야죠”…최저임금 인상 우려에 자영업자들 ‘비명’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입력 : 2025.06.11 18:36:21
당시 고용 줄고 자영업 경영난
소기업·저숙련 일자리 직격탄
심각한 역효과에 韓경제 타격


서울 종각역 젊음의거리 일대. 2025.5.13 [한주형 기자]


노동계가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 대비 14.7% 인상된 1만1500원으로 인상하라고 요구하면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단기간에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렸던 부작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시 고용이 감소하고 자영업자들의 경영난이 심화하는 등 심각한 역효과를 경험한 바 있다.

11일 정부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시간당 6470원이던 최저임금을 2018년 7530원(16.4%)으로 인상했고, 2019년에는 8350원, 2020년에는 8590원, 2021년에는 8720원으로 연이어 가파르게 올렸다. 2017년 대비 2019년까지 최저임금이 약 29% 상승하며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률이 53%에서 63%로 뛰어올랐다.

이 같은 급등의 부작용은 여러 연구에서 확인된다. 도태영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 등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7~2019년 최저임금이 급등하면서 제조업 고용이 약 3% 감소했다. 연구진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유의미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최저임금이 자영업자 등이 포함된 ‘비임금근로자’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현배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와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한국경제학회 영문 학술지에 공개한 논문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최저임금 이상~내년도 최저임금 미만’ 수준의 급여를 받던 근로자들의 순고용률이 1.6~1.9%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고용 감소는 주로 폐업 형태로 나타났고 사업축소 등의 영향도 받았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고용률 하락의 영향은 기업 규모가 작거나 저숙련 일자리일수록 더 크게 불거졌다.

썰렁한 종로 자영업 상권. 2025.5.13 [한주형 기자]


지난해 6월 한국경제인협회가 전국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최저임금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도 자영업자 48%가 이미 최저시급이 경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제조업에서는 62.5%가 최저임금 부담이 크다고 답해 가장 높았고, 숙박업 및 음식업장은 61.3%가 응답해 뒤를 이었다.

서울에서 노포를 운영하고 있는 50대 김 모씨는 “최저임금이 1만1500원이면 주휴수당까지 포함해 실제 사장들이 주는 돈은 1만3000원을 훌쩍 넘어간다”며 “대출이자에 배달 수수료에 이것저것 내고 나면 한 달에 100만~200만원 정도 가져가는데 내년에는 차라리 가게를 닫고 알바로 들어가야 하나 싶다”고 말했다.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인해 자영업자들의 경영 환경은 더욱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신용데이터(KCD)는 ‘2025년 1분기 소상공인 동향’ 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 소상공인 사업장당 매출 평균은 약 4179만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해서는 12.9%, 전년 동기 대비해서는 0.7% 줄어든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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