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청산가치 더 높아…회생계획 인가전 새 주인 찾는다(종합2보)

자산이 부채보다 4조원 많아…김광일·조주연 대표 "계속기업가치가 더 높다"회생원인에 차입경영·자산매각 언급 없어…'면죄부성 보고서' 지적도M&A는 신주인수 및 구주에 대한 무상감자 방식…MBK "손해 감내할 것"
성혜미

입력 : 2025.06.12 18:23:57
자산이 부채보다 4조원 많아…김광일·조주연 대표 "계속기업가치가 더 높다"회생원인에 차입경영·자산매각 언급 없어…'면죄부성 보고서' 지적도M&A는 신주인수 및 구주에 대한 무상감자 방식…MBK "손해 감내할 것"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김태균 기자 = 홈플러스의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를 1조2천억원 웃돈다는 회계법인의 재무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한다.

인수자는 홈플러스의 신주를 취득해 새로운 대주주가 되며 구주에 대해서는 무상감자가 이뤄지는 방식이다.

홈플러스 "청산가치 더 높아…회생계획 인가 전 M&A 신청키로"
[연합뉴스 자료사진]

법원이 지정한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은 12일 법원에 홈플러스 재무상태 등에 관한 조사보고서를 제출하고 홈플러스 본사에서 채권단을 대상으로 조사 내용과 진행 계획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홈플러스의 자산이 6조8천억원으로 부채 2조9천억원보다 4조원가량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10년간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잉여현금흐름의 현재가치를 뜻하는 '계속기업가치'는 2조5천억원으로 산정됐다.

그러나 자산이 부채보다 많아 '청산가치'가 3조7천억원으로, 계속기업가치보다 높게 나타났다.

법정관리인인 김광일·조주연 홈플러스 각자 대표는 청산가치가 더 높다는 조사위원의 권고에 따라 회생계획 인가 전 M&A 허가를 법원에 신청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들은 조사위원 보고서와 달리 청산가치보다 계속기업가치가 더 높다고 보고 이 부분에 대한 관리인 의견서를 별도로 법원에 제시했다.

홈플러스 측은 "채무자회생법상 계속기업가치가 더 크면 원칙적으로 회생절차를 폐지해야 한다"며 "파산을 피하고 회생을 계속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M&A"라고 부연 설명했다.

법원이 회생계획 인가 전 M&A 추진을 승인하면 다음 달 10일로 예정된 회생계획안 제출 시기가 미뤄진다.

관리인이 매각주간사를 선임하면 실사와 입찰을 거쳐 인수자를 결정하고, 이후 M&A 내용이 반영된 회생계획안을 제출한다.

인가전 M&A 절차에 통상 24주 정도가 걸리지만, 홈플러스 매각은 규모가 커서 더 오래걸릴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10년째 인수자를 찾지 못해 엑시트(투자금회수)를 못했다"며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에 밀리는 상황에서 인수자를 찾으려면 과감하게 좋은 조건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홈플러스에 1조2천억원을 빌려준 메리츠 계열 3개사 등 채권단은 이날 조사보고서 내용과 M&A 추진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조사보고서에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차입경영이나 자산매각 등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에 대해 '면죄부성 보고서'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조사보고서는 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 이르게 된 주요 원인으로 ▲ 고정비 성격의 원가가 지속해 인상되는 사업구조 ▲ 코로나19 팬데믹과 소매유통업의 온라인 전환 ▲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 발생 가능성 등 세 가지를 꼽았다.

MBK측은 "M&A로 제3자의 신주인수 및 구주 무상감자가 이뤄지면 우리는 홈플러스 지분 대부분을 상실하게 된다"며 "막대한 손해를 감내하면서 홈플러스를 살리고자 하는 목적 하나로 이번 회생절차에 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사보고서에는 자가점포 폐점과 임차점포 계약해지 등을 통해 대형마트 점포 수를 현재 126개에서 2031년 82개까지 줄이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자가점포는 홈플러스가 메리츠 3개사에서 1조2천억원을 빌릴때 신탁에 맡겨 자체 결정으로 폐점이 불가하다.

또 보고서에는 임차점포 68개 가운데 36개 폐점을 계획한다고 적었지만 현재 41개점은 임대료 인하에 합의했고 7개점과도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보고서는 연간 임차료 조정 결과 11개 점포가 614억원에서 455억원으로 인하하는 등 건물주별로 10∼50% 삭감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noanoa@yna.co.kr ta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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