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믿을건 金이네”...화염 휩싸인 중동에 안전자산 최고치 경신, 유가는 10% 폭등

정유정 기자(utoori@mk.co.kr), 최근도 기자(recentdo@mk.co.kr), 신유경 기자(softsun@mk.co.kr), 박나은 기자(nasilver@mk.co.kr)

입력 : 2025.06.13 21:39:32
‘안전자산’ 금값도 사상 최고


2025년 6월 13일 금요일, 이스라엘이 이란 수도 테헤란을 공격한 후, 소방관들과 시민들이 주거 단지에서 발생한 폭발 현장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 = AP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소식에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은 급락하며 요동쳤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추가 군사 충돌 가능성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반영되며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장중 전 거래일 대비 11% 넘게 뛰며 배럴당 77.6달러까지 치솟았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8월물 브렌트유 가격도 장중 13% 이상 급등해 배럴당 78.5달러를 기록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의 3분의 1, 석유의 6분의 1이 통과하는 핵심 경로다. JP모건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하면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도 강해지면서 이날 7월물 금 선물 가격은 장중 트라이온스당 3451.40달러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값은 지난달부터 트라이온스당 3300달러 선에서 횡보했으나 최근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다시 상승세를 탔다.

서울 동작구 한국금거래소 동작점 전시된 실버바에 골드바가 비치고 있다. 2025.6.10 [사진 = 연합뉴스]


주식 시장의 경우 이날 오전 미국 애프터마켓에서 나스닥 100 선물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선물이 각각 1%대 하락했다.

가상자산 시장도 전체 시가총액이 순간 1000억달러가량 줄어드는 등 크게 출렁였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소식이 전해진 이날 오전 9시부터 약 1시간 만에 비트코인이 10만2000달러 선까지 밀리며 가상자산 전체 시총이 3조2700억달러에서 3조1700억달러 수준으로 3%가량 급감했다. 비트코인이 이 가격대에서 거래된 건 지난 6일 이후 일주일 만이다. 비트코인 시총이 506억달러가량 줄었고,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알트코인 시총이 482억달러가량 급감했다.

서울 외환 시장에서 이날 달러당 원화 값은 한때 1370원이 무너지는 등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달러당 원화 값은 전 거래일보다 10.9원 내린 1369.6원에서 주간 거래를 마감(오후 3시 30분)했다. 장 초반에는 전 거래일 대비 상승하기도 했으나 중동 정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1373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장중 최고가와 최저가의 차이가 18원에 달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원화는 중동 리스크에 취약한 통화라 변동이 컸다”며 “중동 위험을 보여주는 기준인 유가가 오르면서 원화 값도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 양상을 보면 확전 양상에 따라 원화 값 방향이 달라졌다”며 “이번에도 비슷하게 흘러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텍사스주 미들랜드의 오일 펌프잭 [사진 = 연합뉴스]


정부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인한 유가 추이 등을 모니터링하며 긴밀히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과 함께 긴급 상황점검 회의를 열었다. 현재까지 국내 원유와 LNG 도입에는 차질이 없는 상황이지만, 향후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석유·가스 비축 현황을 확인하고 업계의 비상 대응 계획을 점검했다. 산업부는 각 기관과 함께 향후 중동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신속하게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장관 직무대행(1차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기관 합동 긴급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해 시장 동향과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회의엔 기재부와 외교부, 산업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이 참석했다.

이 직무대행은 “중동은 우리나라의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지역인 만큼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심화될 가능성에 유의하겠다”며 “수급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영향 분석과 대응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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