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권유 부담없는 재무상담, 여기서만 가능”…금감원 ‘90분 무료 금융컨설팅’ 받아보니

이소연 기자(lee.soyeon2@mk.co.kr)

입력 : 2025.06.15 15:47:05
지출 구조부터 퇴직연금까지
내 삶에 맞춘 맞춤형 포트폴리오
상품 영업 없이 생애주기별 설계
CFP 자격 전문가가 1:1로 진단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 1층 금융민원센터에서 한 금융소비자가 무료 금융자문서비스를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


“이 펀드가 요즘 인기입니다.”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 창구에서 상담을 받아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말이다. 상담 시간은 길어야 30분. 고객의 자산 상황을 간단히 듣고, 특정 펀드나 보험상품을 권유하는 식이다. 상담의 목적이 ‘재무 설계’라기보다는 ‘상품 영업’에 가까운 구조다.

반면, 금융감독원이 제공하는 무료 금융자문서비스는 성격 자체가 다르다. 2015년부터 시작된 이 서비스는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자격을 갖춘 전문가가 일대일 무료 상담을 진행하며, 특정 금융상품을 권유하지 않는다. 민간 금융기관에서 받기 어려운 영리 목적이 배제된 맞춤형 컨설팅이다. 상담 주제는 부채관리, 현금흐름, 저축·투자, 노후설계 등 전반적인 자산관리는 물론,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은퇴준비 등 생애 이벤트별 맞춤상담도 가능하다

기자는 최근 금감원 본원 1층 금융민원센터를 찾아 이 서비스를 직접 체험했다. 상담은 약 90분 동안 대면으로 이뤄졌다. 상담사는 기자가 준비해 간 한 달 치 지출 내역을 꼼꼼히 분석한 뒤, 정기지출과 비정기지출로 나눠 구조를 정리해줬다.

“‘어버이날 선물비 50만원, 여행 숙박비 12만원…비정기 지출이 생활비 통장을 계속 건드리고 있어요. 비상금 통장을 따로 만들어두는 게 좋습니다.”

지출의 흐름을 진단한 뒤에는 지출 목표액 설정과 통장 쪼개기 전략 등 실천 가능한 예산 관리법을 함께 설계해줬다.

이후에는 기자가 보유한 퇴직연금, 청약통장, 적금, 투자자금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며 “퇴직연금 10만원, 청약 10만원, 적금 150만원, 투자 50만원” 등 구체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을 도왔다.

상담 내내 상품을 권유하는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상담사는 “저희는 펀드를 추천하거나 보험을 권하지 않습니다. 여기서는 상담자의 상황에 맞는 구조를 함께 고민하는 게 전부입니다”라고 말했다.

금감원 자문서비스는 특정 상품 판매로 이어지지 않는 만큼, 상담의 객관성과 신뢰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홍보 없이 블로그, 카페 등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최근에는 대기 기간이 최대 2개월에 이를 정도로 신청이 몰리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2024년) 자문서비스 이용 건수는 총 1만4742건으로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특히 2030세대의 상담 비중은 43%, 5060세대는 37%로, 결혼·주택 마련부터 은퇴설계까지 생애 주요 전환점에서 상담을 받는 사례가 많았다.

연령별로는 30대가 가장 많았고, 상담 주제로는 현금흐름관리(31%), 부채관리(18%), 저축·투자(11.8%) 등이 뒤를 이었다.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자녀 출산, 직업 이전, 상속·증여 등 생애 이벤트에 맞춘 맞춤형 상담도 가능하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금감원 홈페이지 ‘금융자문서비스’ 메뉴에서 온라인 예약을 하거나, 전화(1332-7번)로 신청할 수 있다. 대면 또는 전화 상담 중 선택 가능하며, 상담 시간은 기본 90분이다.

상담 전에는 본인의 수입·지출 내역을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이를 바탕으로 상담사는 지출 구조 개선, 포트폴리오 설계, 목표 기반 자산 관리 등 구체적인 조언을 제공한다. 정해진 양식 없이 상담사와의 전화통화 이후 자유 형식으로 지출 내역 등을 사전에 금감원 사이트에서 제출하면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 서비스는 상품 영업과 무관하게, 소비자 입장에서 중립적으로 자산 상태를 점검하고, 생애주기에 맞는 계획을 함께 세워나간다”며 “신혼부부 돈관리는 물론 현재 준비된 자금으로 노후생활이 괜찮을지 등 모든 금융소비자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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