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신중한 금리정책 지속…연준 내부선 '전망 양분'(종합)
'연내 2회 인하' 유지하며 관망 기조이나 '연내 동결' 의견 4→7명으로연준 위원들 관세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중동 정세 악화도 변수
이지헌
입력 : 2025.06.19 07:00:22
입력 : 2025.06.19 07:00:22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현 4.25∼4.50%로 동결하고, 경제전망에서 연내 2차례 금리인하 전망을 유지한 것은 '좀 더 관망하면서 지켜보겠다'(wait and see)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최근 물가지표가 추가 금리인하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는 있지만, 노동시장이 아직 견조하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경제에 어떤 파급효과를 미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당분간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관세 충격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경기둔화 속 물가 상승) 우려 속에 연내 금리 동결을 내다보는 연준 위원 수가 3개월 새 오히려 늘어나며 위원 간 의견이 양극화되는 등 연준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 관세정책 불확실성 속 인플레 우려에 '관망' 기조 재확인 이번 연준의 4번째 금리 동결 결정의 핵심 배경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불러올 인플레이션 반등에 대한 우려다.
최근 발표된 물가 지표만 보면 관세발 인플레이션 조짐은 아직은 크게 감지되지 않고 있다.
지난주 발표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4%에 머물렀고, 뒤이어 발표된 5월 도매물가도 전월 대비 0.1% 오르는 데 그치며 관세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반면 5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9% 하락하는 등 실물지표에서 경기 둔화 신호가 점차 감지되는 분위기다.
최근 경제지표만 떼어놓고 보면 연준이 즉각적인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해 보일 수 있을 정도의 우호적인 경제 여건이다.
그러나 최근 물가지표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지속 시 미국 내 물가 영향이 조만간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올해 말 4%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관세 영향이 반등분의 절반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는 지난 5일 "인플레이션 상방 리스크가 지속되는 한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을 계속 지지하게 할 것"이라고 말해 연준 내에서도 고용악화 위험보다는 물가상승률 위험을 좀 더 무겁게 보는 시각이 있음을 드러냈다.
나아가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 간 분쟁 격화로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한 것도 연준의 통화정책 고민을 복잡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 견조한 노동시장 덕에 '연내 2회 금리 인하' 전망 유지 관세 정책이 경기침체를 불러올 것이란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노동시장이 견조한 모습을 유지하는 것도 연준이 '관망 모드'를 지속할 수 있는 여유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5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취업자 수는 전월 대비 13만9천명 증가해 시장 예상을 넘었고, 실업률은 4.2%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노동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와 달리 노동시장은 견조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노동시장 악화가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준 위원들로선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을 무릅쓰고 금리 인하 결정을 서두를 이유가 없는 셈이다.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재판매 및 DB 금지]
제롬 파월 연준 파월 의장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책 조정을 검토하기에 앞서 경제의 향후 전개 과정에 대해 더 많이 파악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였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에 이어 이날 회견에서도 '좋은 위치'(well-positioned)라는 말을 여러 차례 강조해 사용했다.
유니크레디트의 토비아스 켈러 애널리스트는 투자자 노트에서 "최근 미국 노동시장의 회복력은 중앙은행이 금리를 조정(인하)하기 전 정부정책 변화 및 그에 따른 경제 영향이 더 뚜렷해질 때까지 상황을 기다릴 여유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 관세 영향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연준위원 전망도 양극화 관세 정책이 경제에 미칠 영향이 불확실한 가운데 연준 내부에서도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관한 견해가 극명하게 갈리는 분위기다.
이날 FOMC 결과 발표에 앞서 시장의 관심은 금리 결정보다는 분기마다 내는 연준의 수정 경제전망(SEP), 그중에서도 연준 위원들이 생각하는 기준금리 전망이 반영된 '점도표'에 쏠려 있었다.
연준 위원들은 이날 수정 전망에서 2025년 말 기준금리 예상치 중간값을 종전 3.9%로 3월 전망 때와 동일하게 유지했다.
연준 위원들은 이 같은 인하 횟수 전망을 작년 12월부터 유지해오고 있다.

[자료=미 연방준비제도 SEP.재판매 및 DB 금지]
중간값은 변화가 없었지만, 연말까지 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위원 수가 3월 4명에서 이번에는 7명으로 늘었다.
반면 0.25%포인트씩 2회 인하를 예상한 위원 수는 4명에서 2명으로 줄었고, 3회 인하를 예상한 위원 수는 9명에서 8명으로 줄었다.
중간값만 보면 변동이 없는 것 같지만 실제 위원 간 의견은 이전보다 더 극명하게 벌어진 것이다.
인플레이션 반등과 경기 둔화가 동시에 예상되는 상황에서 연준 위원 간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고 대응해야 하는지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이날 발표된 수정 경제전망을 보면 연준 위원들은 관세 영향을 반영해 올해 성장률이 3월 전망의 1.7%에서 1.4%로 0.3%포인트 하향되고, 인플레이션(PCE 가격지수 기준)은 2.7%에서 3.0%로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고문은 "금리를 동결한 오늘 연준 회의에서 흥미로운 결과 중 하나는 2025년 전망에서 뚜렷한 스태그플레이션 성격이 나타났다는 점"이라며 "이런 변화와 함께 올해 금리 인하에 대한 개별 위원들의 전망 편차도 더욱 커졌다"라고 말했다.
pa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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