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폐지 한 달도 안 남았는데 방통위 후속입법 '멈춤'

사실상 지상파 재허가·대량문자 전송자격인증제 등 지연 안건 산적
이정현

입력 : 2025.06.24 06:00:10


단통법 폐지에 보조금 경쟁 과열 조짐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까지 한 달도 남지 않았지만 후속입법이 요원해 정확한 정책 시행에 차질을 빚는 게 아닌지 우려를 낳고 있다.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가 부위원장 사의 표명 이후 사실상 1인 체제로 운영돼 주요 안건 의결이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24일 방통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22일 단통법 폐지에 따른 시행령과 고시 폐지 및 신설 등이 필요하지만 사실상 실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은 이미 지난 4월 마련했다.

개정안은 동일한 가입유형, 요금제, 단말기 조건에서 가입자 주소, 나이, 장애 등을 이유로 서로 다른 지원금을 지급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다만 디지털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시적으로 지원금을 우대하는 경우는 부당한 차별이 아니라고 명시했다.

또한 지원금 공시가 폐지되기 때문에 이용자에게 단말기 선택권을 보장하고 지원금 등 계약 정보를 명확히 제공하는 내용의 이동통신 단말장치 계약서 명시 사항도 구체화했다.

아울러 안심 거래 사업자 인증제도의 인증 기준과 절차 등 단통법 시행령에 규정돼 있던 것을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으로 이관하고, 지원금 경쟁 활성화를 위해 지원금 관련 고시 4개를 폐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방통위는 현재 사실상 이진숙 위원장 홀로 업무를 보는 상황으로 혼자서는 전체 회의를 열 수 없다.

김태규 부위원장은 지난 4월 말 사의를 표명했다.

단통법 폐지에 따른 시행령 개정과 고시 수정 같은 사안은 서면으로 의결할 수도 없어 단통법이 폐지되는 한 달 안에 후속 입법이 이뤄지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방통위 의결이 지연된 시급한 안건들은 이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이미 지난해 12월 31일 허가가 만료된 KBS 1TV, MBC TV, EBS TV를 포함한 국내 지상파 12개 사업자 146개 채널에 대한 재허가 심사와 의결은 반년 이상 늦어졌다.

이 많은 채널이 사실상 무허가 방송 중인 셈이다.

방통위는 각 방송사에 불이익 처분은 없을 것이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내기는 했으나 이렇게 절차가 지연된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다.

이외에도 오는 8월 21일 종료되는 미디어렙 재허가, 9월 19일 시행되는 대량문자 전송자격인증제 도입에 따른 후속 입법, 인앱결제 조사 결과 발표 등이 시급한 안건으로 꼽히지만 역시 의결을 기약하기 어렵다.

한편, 방통위는 오는 26일 국정기획위원회에 다시 한번 업무보고를 할 예정이다.

국정기획위는 지난 20일 방통위 업무보고에 대해 "제대로 자료 준비가 되지 않았고, 현장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정말 무성의한 태도와 답변으로 일관했다"고 질타했다.

lisa@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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