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배럴당 75달러 유지되면…올해 韓 성장률 0.15%p↓"
씨티 보고서…"중동 에너지 수입 의존도 높아 유가 변동에 취약"
민선희
입력 : 2025.06.24 06:05:01
입력 : 2025.06.24 06:05:01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여파로 대표적인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에 국제유가가 상승했다.2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이날 전장보다 2%가량 오른 배럴당 75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이날 장 중에는 전장 대비 6% 넘게 뛴 배럴당 78.4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2025.6.23 ryousanta@yna.co.kr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중동 지정학적 위기 고조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75달러선을 넘어선 가운데, 현 수준 유가가 내년까지 지속된다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0.15%포인트(p)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24일 '유가 상승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진욱 이코노미스트는 국제유가가 올해 2분기부터 내년 4분기까지 배럴당 평균 75달러를 기록하면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15%p, 내년 성장률은 0.17%p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유가 85달러 시나리오에서는 각각 0.29%p·0.33%p, 유가 95달러 시나리오에서는 각각 0.42%p, 0.49%p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내년까지 유가가 배럴당 평균 75달러 수준이라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올해 0.22%p, 내년 0.13%p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명목 GDP 대비 경상수지는 올해 0.82%p, 내년 1.15%p씩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유가 상승은 수입 물가를 높여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유가 상승으로 실질 구매력이 감소하면, 소비를 제약시켜 경제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
그는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글로벌 경제모델을 활용해 유가 상승이 한국 경제 성장률, 물가 상승률, 경상수지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가 올해 2분기부터 내년 4분기까지 배럴당 평균 65달러라고 기본 시나리오를 두고, 각각 10달러, 20달러, 30달러씩 오르는 상황을 전제했다.
한은은 지난달 경제전망에서 국제유가 평균을 올해 69달러, 내년 65달러로 봤다.

[씨티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국제 유가는 전날 배럴당 75달러선 위까지 올랐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70달러대 중후반에서 거래됐으며 개장 직후에는 81.4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브렌트유 가격이 8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1월 중순 이후 5개월 만이다.
미국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이란의 핵심 핵 시설 세 곳을 전격 공습함으로써 이스라엘과 이란의 분쟁에 직접 개입했다.
애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 "향후 2주 이내에 이란 공격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협상 시한을 제시했으나, 이틀 만에 공습을 단행한 것이다.
이란 의회가 맞불로 주요 원유와 가스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하면서 시장에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대까지 뛴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란이 중동 지역 내 미국 기지를 공격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무력 봉쇄하는 것"이라며 "이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선까지 단숨에 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증권[001500]은 전날 보고서에서 "단기적인 불확실성이 확대된 이후 갈등이 봉합되는 기본 시나리오에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75∼90달러 수준에 머물 것"이라면서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실제로 시도할 경우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씨티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우리나라는 국제유가 변동에 취약한 편이다.
씨티 분석 결과 국제유가가 오를 때 조사 대상 23개국 중 우리나라의 GDP 성장률 하락폭이 가장 컸으며, GDP 대비 국제수지 비중 하락 폭도 23개국 증 1위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개국 중 16번째 정도로,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었다.
국제유가 변동에 따른 우리 경제의 타격이 큰 이유는 중동산 에너지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원유(14%), 천연가스(5%), 석유제품(나프타 등·4%), 석탄(3%)이 전체 수입의 25%를 차지했다.
지역별로 나눠보면 지난해 우리나라가 수입한 원유의 73%, 천연가스의 35%, 석유제품의 62%를 중동에서 수입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상승 위험과 부동산 가격 상승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며 "정부가 유가 상승의 경제적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유류세 인하, 에너지바우처 지급 등 재정정책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ssu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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