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VIBE] 석수선의 K-디자인 이야기…'K-의료' 관광이 연 감정산업
이세영
입력 : 2025.07.02 09:07:06
입력 : 2025.07.02 09:07:06
[※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지난해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00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의 한국 문화와 K컬처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하며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바이브에서도 영문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석수선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
본인 제공
의료관광은 더 이상 진료나 시술 중심의 산업만이 아니다.
디지털 전환과 감성 콘텐츠 소비가 일상이 된 오늘날 병원을 찾는 많은 사람은 치료만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위로받고 싶어 하고, 감정적으로 연결되고 싶어 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의료관광은 K-팝, K-드라마, K-뷰티 같은 한류 콘텐츠를 매개로 문화적 친숙함과 감정적 몰입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강점을 지닌다.
빠르고 효율적인 병원 진료만이 아닌 감정 회복의 여정을 제공하는 산업으로 진화할 수 있는 결정적 가능성이다.
오늘날의 환자는 진료의 전문성보다도 그 과정을 어떻게 '느끼는가'를 중심에 둔다.
진료 전 대기 시간의 불안, 치료 중의 고통, 회복기의 고립 등이 극복 요소다.
이 모든 순간에 정보보다 감정의 흐름이 더 크게 작용한다.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환자는 스스로 치유하고 있다는 감각을 원한다.
특히 방한한 외국인 환자에게 한국은 시술받는 장소만이 아니라, 자신이 동경해온 문화가 살아 있는 '감정 공간'이다.
K-콘텐츠를 통해 한국에 친숙해진 이들은 병원 침대가 아닌, 드라마 속 장면과 닮은 회복 공간에서 자신만의 치유 서사를 경험하길 원한다.
여기에 디자인 요소도 필수다.
실제로 K-팝 아이돌이 모델로 활동한 뷰티 브랜드와 협업하는 피부과나 드라마 촬영지를 활용한 웰니스 클리닉은 감성적 체류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많은 팬은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와 연결된 장소에서 치료받으며, 감정적 공명 속에서 회복의 감각을 느낀다.
이러한 감정 설계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마케팅 요소뿐 아니라 인공지능(AI) 기반의 정밀한 데이터 분석이다.
환자의 감정 상태, 선호 콘텐츠, 문화적 취향을 분석해 대기 시간에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영상을 제공하고, 회복기에는 AI 캐릭터가 정서적 인터페이스로 작동한다.
언어 장벽을 넘는 감정의 통역이며, 진료의 흐름 속에 감정을 심는 기술이다.
감성 기반의 디자인 설계는 병원이라는 공간 자체를 다시 해석하게 만든다.
병원은 진료 장소가 아니라 하나의 무대가 된다.
디자이너는 이 무대 위에서 환자의 감정을 중심으로 동선을 설계하고, 콘텐츠의 흐름을 시나리오처럼 엮는다.
공간의 구조, 시각적 연출, 안내 시스템, 냄새와 소리까지 모두 환자의 감정 곡선에 따라 조율돼야 한다.
예컨대 진료 대기실은 긴장과 불안을 완화하는 정서적 필터를 입고, 회복 공간은 안정과 희망을 주는 시각적 요소로 채워진다.
감정은 이제 디자인의 부차적 요소가 아니라, 가장 핵심적인 구조로 작동한다.
AI는 이러한 설계를 실시간으로 보완하는 기술적 파트너다.
사용자의 언어와 표정, 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순간순간의 감정 흐름을 읽고, 그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하거나 상호작용의 방식 자체를 조율한다.
회복 중인 환자에게는 K-POP 캐릭터가 친근한 화자로 등장해 정서적 동행을 제공하고, 감정에 따라 조명이나 음악이 조정되는 회복 공간은 환자에게 '내가 이해받고 있다'는 확신을 준다.
환자를 향한 환대가 아닌, 감정 리듬을 기반으로 설계된 진짜 경험이다.
특히 웰니스 클리닉이나 한방 의료기관에서는 이러한 접근이 더욱 두드러진다.
AI는 진료 이후의 감정 상태를 분석해 음악, 향, 색채, 영상 등의 감성 콘텐츠를 자동 추천하고, 회복 공간은 오방색이나 사군자, 한국 전통 정원 요소 등으로 시각적 안정을 유도한다.
일부 한방 기관은 감정 피로도와 심리 상태를 함께 평가한 뒤, 차 문화 체험, 명상, 감성 수면 공간을 병행 제공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 모든 흐름은 단순한 치료의 틀을 벗어나, 감정의 회복을 중심에 둔 설계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다.
디자인과 AI의 협업은 의료 기관의 기능을 개선하는 것만이 아니다.
환자를 수동적 수용자에서 '서사의 참여자'로 전환하는 전략이다.
환자는 더 이상 의료 서비스를 받는 대상이 아니라, 감정 서사를 살아가는 주체가 된다.
그가 회복한 기억은 단지 건강을 되찾았다는 차원을 넘어, 감정을 공유하고 기억할 수 있는 스토리로 각인된다.
이 감정 중심의 체험은 다시 콘텐츠로 확산하고, 의료기관은 문화적 공간으로 인식된다.
특히 한류 콘텐츠에 익숙한 글로벌 MZ세대는 이러한 감성 설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서비스 선택의 기준을 '감정적 경험'으로 삼는다.
현재의 의료관광은 기술 중심의 진료에서 감정 중심의 회복으로 중심축을 옮겨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세계관 디자인이 있다.
디자이너는 환자의 심리 흐름에 따라 공간과 경험을 설계하고, AI는 그 흐름을 실시간으로 해석하며 반응한다.
이 감정의 무대에서 환자는 몸의 회복뿐 아니라 마음마저 회복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이미 트렌드를 넘어섰다.
감정 흐름을 기반으로 사용자의 몰입을 유도하고, 정서적 신뢰를 쌓아가는 전략이자, 의료산업의 미래를 가늠하는 새로운 UX의 기준이 된다.
감정, 기술, 세계관이 만나는 의료 공간에서 환자는 다시 '사람'으로 회복될 수 있다.
그리고 그 회복은 몸의 치료만이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로 남는다.
이제 그 이야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그것이 의료관광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질문이며, 감정 산업 시대의 미래를 여는 열쇠일 것이다.
석수선 디자인전문가 ▲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박사(영상예술학 박사).
▲ 연세대학교 디자인센터 아트디렉터 역임.
▲ 현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
▲ 한예종·경희대·한양대 겸임교수 역임.
<정리 : 이세영 기자> seva@yna.co.kr(끝)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의 한국 문화와 K컬처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하며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바이브에서도 영문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본인 제공
의료관광은 더 이상 진료나 시술 중심의 산업만이 아니다.
디지털 전환과 감성 콘텐츠 소비가 일상이 된 오늘날 병원을 찾는 많은 사람은 치료만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위로받고 싶어 하고, 감정적으로 연결되고 싶어 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의료관광은 K-팝, K-드라마, K-뷰티 같은 한류 콘텐츠를 매개로 문화적 친숙함과 감정적 몰입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강점을 지닌다.
빠르고 효율적인 병원 진료만이 아닌 감정 회복의 여정을 제공하는 산업으로 진화할 수 있는 결정적 가능성이다.
오늘날의 환자는 진료의 전문성보다도 그 과정을 어떻게 '느끼는가'를 중심에 둔다.
진료 전 대기 시간의 불안, 치료 중의 고통, 회복기의 고립 등이 극복 요소다.
이 모든 순간에 정보보다 감정의 흐름이 더 크게 작용한다.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환자는 스스로 치유하고 있다는 감각을 원한다.
특히 방한한 외국인 환자에게 한국은 시술받는 장소만이 아니라, 자신이 동경해온 문화가 살아 있는 '감정 공간'이다.
K-콘텐츠를 통해 한국에 친숙해진 이들은 병원 침대가 아닌, 드라마 속 장면과 닮은 회복 공간에서 자신만의 치유 서사를 경험하길 원한다.
여기에 디자인 요소도 필수다.
실제로 K-팝 아이돌이 모델로 활동한 뷰티 브랜드와 협업하는 피부과나 드라마 촬영지를 활용한 웰니스 클리닉은 감성적 체류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많은 팬은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와 연결된 장소에서 치료받으며, 감정적 공명 속에서 회복의 감각을 느낀다.
이러한 감정 설계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마케팅 요소뿐 아니라 인공지능(AI) 기반의 정밀한 데이터 분석이다.
환자의 감정 상태, 선호 콘텐츠, 문화적 취향을 분석해 대기 시간에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영상을 제공하고, 회복기에는 AI 캐릭터가 정서적 인터페이스로 작동한다.
언어 장벽을 넘는 감정의 통역이며, 진료의 흐름 속에 감정을 심는 기술이다.
감성 기반의 디자인 설계는 병원이라는 공간 자체를 다시 해석하게 만든다.
병원은 진료 장소가 아니라 하나의 무대가 된다.
디자이너는 이 무대 위에서 환자의 감정을 중심으로 동선을 설계하고, 콘텐츠의 흐름을 시나리오처럼 엮는다.
공간의 구조, 시각적 연출, 안내 시스템, 냄새와 소리까지 모두 환자의 감정 곡선에 따라 조율돼야 한다.
예컨대 진료 대기실은 긴장과 불안을 완화하는 정서적 필터를 입고, 회복 공간은 안정과 희망을 주는 시각적 요소로 채워진다.
감정은 이제 디자인의 부차적 요소가 아니라, 가장 핵심적인 구조로 작동한다.
AI는 이러한 설계를 실시간으로 보완하는 기술적 파트너다.
사용자의 언어와 표정, 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순간순간의 감정 흐름을 읽고, 그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하거나 상호작용의 방식 자체를 조율한다.
회복 중인 환자에게는 K-POP 캐릭터가 친근한 화자로 등장해 정서적 동행을 제공하고, 감정에 따라 조명이나 음악이 조정되는 회복 공간은 환자에게 '내가 이해받고 있다'는 확신을 준다.
환자를 향한 환대가 아닌, 감정 리듬을 기반으로 설계된 진짜 경험이다.
특히 웰니스 클리닉이나 한방 의료기관에서는 이러한 접근이 더욱 두드러진다.
AI는 진료 이후의 감정 상태를 분석해 음악, 향, 색채, 영상 등의 감성 콘텐츠를 자동 추천하고, 회복 공간은 오방색이나 사군자, 한국 전통 정원 요소 등으로 시각적 안정을 유도한다.
일부 한방 기관은 감정 피로도와 심리 상태를 함께 평가한 뒤, 차 문화 체험, 명상, 감성 수면 공간을 병행 제공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 모든 흐름은 단순한 치료의 틀을 벗어나, 감정의 회복을 중심에 둔 설계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다.
디자인과 AI의 협업은 의료 기관의 기능을 개선하는 것만이 아니다.
환자를 수동적 수용자에서 '서사의 참여자'로 전환하는 전략이다.
환자는 더 이상 의료 서비스를 받는 대상이 아니라, 감정 서사를 살아가는 주체가 된다.
그가 회복한 기억은 단지 건강을 되찾았다는 차원을 넘어, 감정을 공유하고 기억할 수 있는 스토리로 각인된다.
이 감정 중심의 체험은 다시 콘텐츠로 확산하고, 의료기관은 문화적 공간으로 인식된다.
특히 한류 콘텐츠에 익숙한 글로벌 MZ세대는 이러한 감성 설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서비스 선택의 기준을 '감정적 경험'으로 삼는다.
현재의 의료관광은 기술 중심의 진료에서 감정 중심의 회복으로 중심축을 옮겨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세계관 디자인이 있다.
디자이너는 환자의 심리 흐름에 따라 공간과 경험을 설계하고, AI는 그 흐름을 실시간으로 해석하며 반응한다.
이 감정의 무대에서 환자는 몸의 회복뿐 아니라 마음마저 회복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이미 트렌드를 넘어섰다.
감정 흐름을 기반으로 사용자의 몰입을 유도하고, 정서적 신뢰를 쌓아가는 전략이자, 의료산업의 미래를 가늠하는 새로운 UX의 기준이 된다.
감정, 기술, 세계관이 만나는 의료 공간에서 환자는 다시 '사람'으로 회복될 수 있다.
그리고 그 회복은 몸의 치료만이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로 남는다.
이제 그 이야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그것이 의료관광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질문이며, 감정 산업 시대의 미래를 여는 열쇠일 것이다.
석수선 디자인전문가 ▲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박사(영상예술학 박사).
▲ 연세대학교 디자인센터 아트디렉터 역임.
▲ 현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
▲ 한예종·경희대·한양대 겸임교수 역임.
<정리 : 이세영 기자> seva@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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