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美 상호관세 현실화되면 美시장 축소·경쟁구도 바뀐다"

"작년 美 시장서 中 입지 축소…멕시코·인도 뜨며 한국과 경쟁 심화""韓, 상호관세 높은 中·베·대만과 경쟁하고, 낮은 日·獨에 고전 우려"
김동규

입력 : 2025.07.02 11:09:09


경기도 평택항에 쌓여 있는 컨테이너와 세워져 있는 수출용 자동차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미국이 예고한 상호관세의 유예기간이 오는 8일로 다가온 가운데 실제 상호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시장이 축소되고 국가 간 경쟁 구도가 재편되면서 한국산 제품 경쟁력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트럼프 1기 이후 미국 수입시장 수출 경합 구조 변화 및 시사점' 보고서를 2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효과'가 본격화된 올해 1∼4월 미국의 전체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19.2% 증가하며 1∼4월 누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기간 미국의 수입 상위 10개국 중 한국(-5.0%)은 중국(-0.9%)과 함께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멕시코(6.3%), 캐나다(1.9%), 아일랜드(120.2%), 스위스(344.3%), 독일(3.4%), 베트남(39.4%), 일본(3.4%), 대만(52.2%), 인도(29.0%) 등 대부분 국가의 대미 수출이 증가한 것과 비교된다.



이런 영향으로 미국 수입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 순위는 작년 7위에서 올해 10위로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점유율 하락은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25%의 품목 관세가 부과된 영향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실제로 이 기간 한국의 대미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4억3천만달러 감소했으며 기계류(-5억7천만달러, 화학공업(-4억2천만달러), 반도체(-3억8천만달러) 등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보고서는 트럼프 1기 출범 전후인 2016년과 지난해를 기준으로 미국 수입시장 내 주요국의 수출 경합 구조 변화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미국이 중국 견제와 보호무역 기조를 강화하면서 미국 수입시장에서 중국의 입지가 축소됐고, 이 틈을 멕시코와 인도가 파고들면서 한국과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멕시코와 인도는 이 기간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이 확대됐고, 한국과의 수출 경합도도 함께 상승했다.

보고서는 멕시코의 경우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 체결 이후 북미 내 생산기지로 입지를 다지며 자동차, 자동차 부품과 기계류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했다.

인도는 정부 주도의 제조업 육성 전략 시행으로 미국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과 독일의 경우 수출 경합도는 가장 높은 수준으로 조사됐으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이 기간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본과 독일은 자동차·자동차 부품뿐 아니라 기계류, 전기·전자제품 등 한국과 매우 유사한 대미 수출 구조를 가지고 있어 향후 상호관세 부과에 따라 경합도가 달라질 여지가 있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보고서는 국가별로 상이하게 부과된 상호관세가 유예기간이 지나 현실화하면 미국 수입시장 규모가 축소되고, 경합 품목을 중심으로 국가 간 경쟁 양상이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25%)보다 고율의 상호관세가 예고된 중국(54%), 베트남(46%), 대만(32%), 인도(26%)의 경우 기계류와 전기·전자제품을 중심으로 경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미국 상호관세 시행으로 이들 국가보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 한국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하면서, 일본(24%), 독일(20%)은 한국보다 낮은 상호관세가 예고돼 가격 측면에서 우위에 놓여있다고 봤다.

김규원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상호관세로 인한 대미 수출 감소에 대비하기 위해 기업 차원에서 생산 거점을 다양화하고 생산 비용을 절감해 과세 기준 가격을 낮추는 한편, 미국 내 생산이 어렵거나 대체 가능성이 낮은 품목으로 수출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dkkim@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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