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란티스, 수소차 생산 중단…"수익성 부족"

전기·하이브리드 제품군 주력 방침
송진원

입력 : 2025.07.17 18:14:33


스텔란티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푸조, 피아트, 크라이슬러 등을 보유한 세계 4위의 다국적 자동차 제조업체 스텔란티스가 수익성 부족을 이유로 수소차 생산을 중단키로 했다.

스텔란티스는 16일(현지시간) "수소 시장의 중기적 전망이 불확실함에 따라 수소 연료전지 기술 개발 프로그램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따라 올해 수소 연료전지 차량인 '프로 원'(Pro One) 신형 라인업을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스텔란티스는 애초 올여름 프랑스 북부 오르댕 공장에서 수소 기반 중형 상용차를, 폴란드 글리비체 공장에서 대형 상용차를 양산할 계획이었다.

스텔란티스의 유럽 총괄 최고운영책임자인 장 필리프 앵파라토는 "스텔란티스는 유럽 내 이산화탄소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수소 연료전지 기술 개발 프로그램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소 시장은 여전히 틈새시장에 불과하고 중기적으로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제품군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명확하고 책임감 있는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텔란티스는 이 결정으로 생산 인력이 영향받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소 관련 연구 개발팀은 다른 프로젝트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수소차는 전기차보다 주행 거리(500㎞)는 길고 충전 시간(5분 미만)은 짧다는 장점이 있지만, 스텔란티스의 설명대로 수소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데다 수요 유인을 위해 상당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실제 유럽엔 수소 충전소가 270곳에 불과하다고 르피가로는 지적했다.

시장 환경 변화도 스텔란티스가 위험한 베팅을 하지 않으려는 이유라고 매체는 짚었다.

스텔란티스의 2023년 순이익은 186억 유로(약 30조원)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55억 유로(8조7천억원)로 급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와 주요시장 중 한 곳인 프랑스 내 판매 부진(상반기 -8%)도 스텔란티스가 공격적인 성장 전략보다 보수적 기조로 전환하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스텔란티스의 수소 차량 개발 중단 선언에 대해 컨설팅회사 시아의 교통 전문가 아르노 아이메는 르피가로에 "수소차는 스텔란티스의 매출에 큰 영향을 주진 않지만 자동차 제조사가 특정 에너지원을 포기하는 건 흔한 일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프랑스가 전기차 분야에서는 아시아 기업에 비해 오래전부터 뒤졌으나 수소 분야에서는 중국, 한국, 일본 기업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며 "하지만 이제 스텔란티스의 철수로 큰 타격을 입게 됐다"고 우려했다.

sa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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