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들녘'…외국인 계절 근로자 보호책 '미비' 목소리
숙소∼영농현장 먼 근로자 더 취약…지자체는 활동 자제 권유만
김용민
입력 : 2025.07.24 08:11:12
입력 : 2025.07.24 08:11:12

[연합뉴스 자료사진]
(안동=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 연일 35도 안팎의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외국인 계절 근로자 중 일부가 보호 사각지대에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경북도에 따르면 현재 농촌 지자체별로 수십명에서 100여명에 이르는 외국인 계절 근로자가 영농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부분 동남아에서 온 이들은 고추 농약 살포, 논두렁 풀매기, 감자·담배 수확 등 농사일을 하면서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농정 당국은 이들을 포함해 우리 농민들이 온열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폭염이 심한 대낮에는 영농 활동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안동시는 드론까지 띄워 한낮 그늘 한 점 없는 논밭에 나와 일하는 농민들에게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것을 안내한다.
그러나 외국인 계절 근로자들 가운데 일부는 폭염에 사실상 무방비로 노출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적으로 몇 달간 농민과 계약한 처지라 행정 기관이 간여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고용한 농민 대부분이 당국 안내에 따라 대낮에는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일부 농가에서는 계약한 대로 영농을 해야 한다며 당국에 불만을 제기하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숙소와 영농 현장이 먼 계절 근로자들은 어쩔 수 없이 낮에 일을 강행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정 농가와 계약하는 대신에 일정한 장소에 공동숙소를 정한 뒤 며칠마다 다른 장소로 파견되는 근로자들은 대낮에 몇 시간씩 쉬면 퇴근 시각이 늦어질 수밖에 없어 먼 거리에 있는 숙소 복귀도 늦어진다.
경북 북부에 사는 농민 A씨는 "일터와 가까운 곳에 숙소가 있는 사람은 폭염을 피해 새벽, 저녁에도 일을 할 수 있지만 수십 ㎞ 떨어진 공동 숙소에 머무는 사람들은 다음 날 일정에 대비해 어떻게든 낮에 일을 끝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부 농가는 계절 근로자들의 사정을 고려해 이른 아침부터 낮 1∼2시까지 집중적으로 일을 하는 방식을 채택하는 일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상당수 계절 근로자는 남은 시간을 이용해 수입을 늘리고자 일손이 필요한 다른 영농현장을 알아보는 일이 많아 폭염에 노출되는 일이 다반사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말이 안 통하다 보니 폭염 대비와 관련한 소통에 어려움이 있다"며 "우리 농사를 도와주려고 온 만큼 계절 근로자들이 폭염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안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yongmi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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