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한국앤컴퍼니 투자목적 돌연 변경

입력 : 2023.03.31 15:42:13
제목 : 국민연금, 한국앤컴퍼니 투자목적 돌연 변경
지분 확대 지속 속 투자목적 '일반→단순' 변경 공정위 고발 이후 주주행동 강화 추세와 괴리…"구체적 배경 밝힐 수 없다"

[톱데일리] 국민연금공단(이하 국민연금)이 한국타이어그룹 지주사 한국앤컴퍼니의 투자목적을 일반투자에서 단순투자로 변경했다.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 대한 검찰 고발 이후 주주행동을 강화하던 추세였다는 점에서 이번 행보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한국앤컴퍼니의 지분을 기존 6.01%에서 6.19%로 확대했다고 공시했다. 다만 투자 목적은 기존 일반투자에서 단순투자로 변경했다. 2020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투자목적을 변경한 지 약 3년 만이다.

이는 지난해 말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와 관련해 공정위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를 검찰에 고발한 이후 조현범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재부각되자, 한국타이어그룹에 대한 주주행동을 강화한 것과 대조되는 성격이다.

일반투자란 회사·임원의 위법행위에 대응하는 주주권 행사,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정관 변경, 배당 정책 합리화, 감사위원 자격 강화 등 주주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경우를 말한다. 보편적으로 시세차익을 얻기 위한 단순투자보다 주주권 행사의지가 강한 성격인 셈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2월 한국앤컴퍼니 지분 1.01%를 장내매수해 보유 지분을 기존 5.00%에서 6.01%로 늘렸다. 2021년 7월 이후 약 1년 5개월 만의 추가 매수였다.

당시 지분 매입의 시점이 주목을 받았다. 한국타이어그룹이 계열사 부당지원에 따른 혐의로 공정위가 검찰에 고발한 시점과 맞물렸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공정위의 검찰 고발 이후 고발 대상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지분을 7.87%에서 8.02%로 확대하고,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보다 주주권 행사의지가 강한 일반투자로 강화했다.

그로부터 3~4개월 흐른 시점에서 국민연금의 이번 조치는 몇 달 전과 사뭇 반대되는 행보다. 현재 조현범 회장은 계열사 부당 지원 및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회사 재산의 사적 유용 등 관련 혐의의 질이 좋지 않다.

최근 개최된 한국앤컴퍼니 정기주주총회에서 2년 연속 이사 보수 한도를 확대하면서 소수주주를 중심으로 한 비판의 목소리도 거센 상태다. 현 이사회(7인 유지) 체제의 변동이 없는 상황에서 이사 보수의 한도를 확대하는 건 해마다 대출원리금과 증여세의 분할상환을 위해 약 400억원 이상의 지출이 필요한 조현범 회장에게 적지 않은 긍정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점에 기반할 때 국민연금의 이번 행보는 대표적 기관투자가의 책임 있는 주주행동의 퇴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는 것을 꺼렸다. 국민연금 측은 "(지분 보유 목적 변경에 대한) 구체적인 배경을 공개하기 어렵다"라며 "양해 부탁한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권준상 기자 kwanjju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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