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순 키움증권 대표, 반토막 성적표에 '법카 단속' 나섰다
입력 : 2023.04.03 17:34:38
제목 :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 반토막 성적표에 '법카 단속' 나섰다
법인카드 전수조사·가이드라인 재정립…비용효율화, 영업직원부터 고삐 죈다 [톱데일리]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가 처음으로 받아든 실적이 반토막나자 비용 효율화에 팔을 걷어 붙였다. 영업 직원들의 법인카드 사용행태를 전수 조사하고 가이드라인 재정립에 돌입하는 등 비용절감을 위해 바짝 고삐 죄기에 나섰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황현순 대표가 최근 구성원들의 법인카드 사용 행태에 문제가 있다며, 앞으로 주의를 기울여 달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전달했다. 일부 부서 임직원들의 비상식적인 법인카드 사용 이 발생했다며 징계를 내린 것으로도 알려졌다.
황현순 대표는 "누군가가 사용내역에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법인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맞다"며 "상식에 어긋나지 않게, 의구심이 생기지 않게 법인카드를 이용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분간 법인카드 사용내역은 전수 모니터링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부서운영비와 영업비용은 확실하게 분리 처리할 것으로, 특히 영업비용은 좀 더 높은 기준을 적용해 사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황 대표는 "예를 들어 ▲출퇴근 시 택시 ▲대형마트·백화점·아울렛 ▲자택 단지 내 상점 ▲근무시간 중 안마 ▲연말 골프용품점에서 잔여 예산 소진 ▲세차 등의 사용은 비상식적이거나 의구심이 들 수 있다"며 세부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키움증권의 인수금융 1, 2부 직원들이 지난 1~2월 월 3000만원어치의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을 두고 황 대표가 전체 직원들을 상대로 지적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해당 직원들의 법인카드를 회수하고 1주일 명령휴가 징계를 내렸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이에 대해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달에 3000만원을 사용한 직원은 약 20명 정도로, 인당으로 계산하면 월 150만원 정도를 쓴 셈"이라며 "통상 영업팀 직원이 사용하는 금액으로 따지면 과도하게 높은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일부 불합리적인 요소가 있었고 이를 계기삼아 회사 전체에 경각심을 주면서 전 직원의 비용관리에 고삐를 죄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황 대표는 2000년 키움증권 창립멤버로 참여해 20년 이상을 키움증권에서 몸담았다. 중국현지법인장, 투자운용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역임하면서 누적된 경험을 토대로 지난해부터 키움증권 대표를 맡아 회사 경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이번 키움증권의 실적은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의 취임 후 첫 성적표와 다름 없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증권업계의 업황 악화로 키움증권은 지난해 저조한 성적을 냈다. 지난해 키움증권의 영업수익은 2021년 대비 52.4%(약 3조원) 증가한 8조9423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021년 대비 45.7% 감소한 656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대비 44.2% 감소한 5082억원을 거뒀다.
결국 경영능력을 증명해내기 위해 회사에 변화와 혁신을 줘야 하는 시점이 온 셈이다. 황 대표는 이를 위해 '영업비용 줄이기 및 효율화'를 첫 번째 스텝으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조만간 임직원들의 법인카드 가이드라인 재정비를 위해 직원들과 이를 논의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실제로 금융시장 침체가 올해까지 이어지는 만큼, 실적 회복을 위해서는 효율적인 비용관리가 절실한 시점이기도 하다. 키움증권의 지난해 실적 하락은 주로 투자운용본부와 투자은행(IB)부 문에서 발생했다. 2021년 73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투자운용본부는 지난해 1226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면서 가장 큰 실적하락이 발생했다. IB본부는 2021년 영업이익 1487억원에서 2022년 영업이익 548억원으로 감소하면서 뒤를 이었다.
앞으로도 자금시장 경색과 금리 상승에 따른 증권발행시장(ECM, DCM) 위축,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저하 등으로 IB 부문의 사업 확장은 쉽지 않을 전망인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 대표이사의 이번 안내문은 다른 증권사 영업맨들에게도 경각심을 주고 있다"며 "키움증권을 시작으로, 최근 저조한 실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다른증권사들 역시 영업맨들의 법인카드 사용에 제약을 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내부 사정이라 해당 이슈와 관련해 답변하기가 곤란하다"고 답했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hyeinj@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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