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 까먹으면 어떻게 해”...세금 혜택에도 울상인 투자상품
김금이 기자(gold2@mk.co.kr)
입력 : 2023.04.04 14:46:01 I 수정 : 2023.04.04 20:04:04
입력 : 2023.04.04 14:46:01 I 수정 : 2023.04.04 20:04:04
청년형 소득공제장기펀드 부진
한해 최대 40만원 세금환급에도
24개 펀드 설정액 3억6천만원
100만원 미만 투자액 수두룩
확정수익 아니고 돈 3년 묶여
한해 최대 40만원 세금환급에도
24개 펀드 설정액 3억6천만원
100만원 미만 투자액 수두룩
확정수익 아니고 돈 3년 묶여

4일 금융투자업계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까지 출시된 24개 청년소장펀드의 총 설정액은 3억6200만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금이 가장 많이 몰린 상품은 ‘KB지속가능배당50청년형소득공제(채권혼합)’으로 3일 기준 1억6700만원의 설정액이 모였다. 국공채와 저평가 배당주에 함께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로, 최근 금융시장 불안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청년소장펀드 중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그밖에 성장주, 중소형주, 롱숏전략 등 다양한 테마의 소장펀드가 출시됐지만 모두 설정액이 1억원을 밑돌고 있다. ‘DB헬스케어청년형소득공제’, ‘우리중소형고배당청년형장기소득공제(주식)’은 투자자금이 100만원도 모이지 않았다.
청년소장펀드는 연간 총 급여액이 5000만원 이하거나 종합소득 3800만원 이하인 만 19~34세 청년이 가입할 수 있다. 납입한도는 연 600만원으로 최대 240만원(납입액의 40%)의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세율 16.5%를 적용하면 연말정산때 39만6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청년층의 소득세를 감면해주기 위한 정책의 일환이지만, 청년 투자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최소 3년 이상 가입을 유지해야 하고, 예적금과 달리 원리금 보장과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주식 비중이 40%를 넘기 때문에 연말정산 환급액으로 보는 이익보다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이 더욱 클 가능성도 있다. 올해 12월 31일까지만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이후에는 소득공제 혜택을 유지하면서 다른 소장펀드로 갈아타는 것도 불가능하다.
연금저축펀드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경우 계좌 내에서 펀드 등 투자상품을 자유롭게 매매하면서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청년소장펀드는 해지 시 받은 혜택의 일부를 토해내야 한다. 최소 3년의 가입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환매한다면 그동안 소득공제로 감면 받은 세액 한도 내에서 저축 납입액의 6.6%만큼을 징세한다. 소득공제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선 한번 투자한 포트폴리오를 3년 이상 유지해야 하는 셈이다.
금융권에 종사하는 직장인 이모씨(27)는 “확정수익도 아니고 변동성이 큰 주식형 펀드상품에 3년간 돈이 묶이는 셈이라 위험해 보인다”며 “연말정산때 환급받을 수 있는 금액도 그렇게 크지 않아 일반 주식 투자나 다른 절세상품에 비해 매력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정책형 펀드가 매 정권마다 반복되고 있지만, 과거 상품과의 차별성이 부족하고 장기 수익률이 뛰어나게 높지 않다는 점도 투자매력을 반감시킨다. 이전 정권에서도 한국판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청년 자산형성을 위해 총급여 5000만원 이하 만 19세~34세 청년을 대상으로 납입액 40%를 소득공제 해주는 청년소장펀드를 내놓았다. 현 정권의 청년소장펀드와 동일한 요건이다. 2014년 박근혜 정부 당시에도 연간 급여 5000만원 이하 근로자를 대상으로 비슷한 조건의 소장펀드 정책을 추진했다. 하지만 당시 출시된 소장펀드 131개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12.66%, 5년 평균 수익률은 -7.03%로 부진한 성적표를 거뒀다.
올 초부터 계속된 경기 침체 우려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감이 커지면서 공격적 투자성향을 가진 청년층에서도 투자 열기가 사그라든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청년소장펀드의 가입대상자가 한정적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가 상당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투자상품에 대한 관심도가 줄어들어 있는 상태”라며 “아직 출시 초기이기에 연말정산이 다가오는 연말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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