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곳없는 돈 ‘파킹형’ ETF로...운용사 상품 경쟁 격화

김금이 기자(gold2@mk.co.kr)

입력 : 2023.04.04 14:57:08
미래에셋 ‘CD금리 ETF’ 올해 1조 몰려
삼성 ‘KOFR ETF’ 흥행 이어
달러투자 가능한 ‘SOFR ETF’ 출시
한국투자·한화도 출시 계획


사진=연합뉴스


올 초부터 경기 둔화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파산 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계속되면서 연 3%대의 안정적인 이자를 매일 수취할 수 있는 단기금리형 상장지수펀드(ETF)에 기관과 개인의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도 다양한 단기금리형 ETF를 내놓는 등 상품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초 대비 설정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펀드(MMF 제외)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CD금리투자KIS ETF(CD-파생형)(합성)’으로 1조1735억원이 몰렸다. 이날 기준 순자산총액(AUM)은 4조6944억원에 달한다.

해당 상품은 단기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 금리(3.59%)를 따르는 국내 최초 금리형 ETF로, 매일 이자가 복리로 쌓이고 은행예금과 달리 쉽게 현금화가 가능해 은행 파킹통장을 대체하는 ‘파킹형 ETF’로 주목받고 있다.

그 다음으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OFR금리액티브 ETF’도 2947억원 증가해 순자산총액이 3조3435억원을 기록했다. KOFR ETF는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만큼의 이자수익을 매일 얻을 수 있다. 전날 기준 KOFR은 3.485%로, 예금과 달리 조기에 찾아도 별도로 부과되는 수수료가 없어 투자 대기자금을 넣어두는 파킹통장처럼 활용되고 있다.

삼성과 미래에셋에 이어 후발주자로 한화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도 지난달 단기자금 KOFR금리 ETF를 출시했다. 현재까지 설정액은 ‘ARIRANG KOFR금리 ETF’ 158억원, ‘NH-Amundi HANAROKOFR금리액티브 ETF’ 100억원가량이다.

삼성자산운용은 KOFR ETF 흥행에 이어 달러로 투자할 수 있는 미국 버전 SOFR ETF를 이날 선보였다. KODEX SOFR 금리 액티브 ETF는 글로벌 대표 기축통화인 달러에 투자하면서 연 4.55~4.87% 수준의 SOFR 금리가 매일 누적되는 ETF다.

개인 투자자가 외화 정기예금이나 외화 RP에서 SOFR 금리 연 4.55~4.87% 수준에 달하는 금리를 수취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투자 기간을 약정해 최소 6개월 이상 자금을 넣어 두어야 하지만, SOFR ETF는 투자 기간의 제한 없이 빠르게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미국의 고금리 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글로벌 대표 안전자산인 달러에 투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준금리 수준의 높은 금리를 수취할 수 있기 때문에 일거양득의 투자 효과와 더불어 퇴직연금 포트폴리오에 달러 포지션을 구축할 수 있는 좋은 투자상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 한화자산운용 등 일부 운용사도 현재 SOFR 관련 상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어 향후 운용업계의 단기금리 상품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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