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종합소득세 신고기간인 5월을 앞두고 증권사들이 잇따라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신고를 무료로 대행해주는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과거에는 이런 서비스가 흔치 않았지만, MZ세대를 중심으로 분 ‘서학개미’ 열풍이 분위기를 바꿔놨다. 미래 성장 고객인 이들을 붙잡기 위해 증권사들이 무료 신고대행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이달 30일까지 해외주식 이용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무료 신고대행 서비스를 실시한다. KB증권 해외주식 이용 개인고객 누구나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영업점 방문이나 ‘M-able(마블)’, ‘M-able mini(마블미니)’ 및 HTS인 ‘H-able(헤이블)’ 등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다른 증권사 거래내역이 있는 경우엔 영업점 방문을 통해서만 할 수 있다.

KB증권은 “고객 편리성을 향상시키고자 고객에게 제휴 세무법인으로부터 진행되는 양도소득세 신고대행 신청 접수부터 납부고지서 수령까지 모든 진행 과정을 휴대폰 알림톡 또는 LMS로 안내한다”고 설명했다.

해외주식은 연간 기본공제액 250만원을 초과해 수익이 발생하면 22%의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결제가 끝난 해외주식이 대상이다. 과세 대상이 될 경우에는 매년 5월 한 달 간 관할 세무서에 자진 신고 후 납부해야 한다. 신고 기간 내 납부하지 않으면 가산세가 붙는다.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이들에게 이런 수고로움을 덜면서 해외주식 투자의 어려움을 경감하는 것이 무료 신고대행 서비스에 목적인 셈이다.

KB증권 외에도 해외투자 고객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증권사들은 일찌감치 서비스 개시를 알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달부터 이달 14일까지 신청한 고객을 대상으로 세무신고를 무료로 대행하는 중이다.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신고대행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은 역시 이 회사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영업점 방문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키움증권은 세무법인과 제휴해 신고를 대행해준다. 신청기간은 이달 12일까지로, 홈페이지나 ‘영웅문S#’에서 신청이 가능하다. 다른 증권사에서의 양도내역이 있는 고객은 타 증권사의 인장이 찍힌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계산내역 파일을 첨부해 키움증권 홈페이지에서 타사 내역을 추가한 뒤 서비스 신청을 하면 된다. 아울러 하나증권도 이같은 신고대행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이 해외주식 투자자들에게 공을 들이는 까닭은 ‘서학개미’ 열풍으로 해외주식 투자를 하는 이들의 상당수가 20~30대인 MZ세대라는 점 때문이다. 앞으로 투자 수요가 더욱 커지는 주요 고객이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들을 선점하려는 노력이 열띤 경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또 매매 수수료 수익이 최저 수준으로 사실상 마진이 거의 없는 국내 증시보다 상대적으로 더 낫다는 업계의 평가도 나온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해외주식 투자자들이 양도세 신고·납부 의무를 인지하지 못했다거나 절차가 어렵다고 종종 문의한다”며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등 세금 납부를 도와주는 것은 향후 잠재 고객 유치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