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미장 한번 해볼까나”…발길 돌리는 서학개미들, 미국주식 사모은다
김대은 기자(dan@mk.co.kr), 김정석 기자(jsk@mk.co.kr)
입력 : 2025.07.09 06:13:03
입력 : 2025.07.09 06:13:03
중국·일본 증시선 이탈 가속

국내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다시 미국 주식을 순매수 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의 관세 위협이 점차 누그러지면서 뉴욕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고 있고, 이에 투자자들도 증시 상승을 점쳐서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7일까지 서학개미는 미국 주식을 5억6946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지난 5월에는 13억1085만달러를 순매도했고, 6월에도 2억3185만달러를 순매도하는 등 매도세를 이어간 바 있다.
종목별로는 테슬라, 팰런티어, 나스닥100 등 전통적으로 서학개미가 선호하던 종목을 많이 매수했다. 이달 들어 서학개미가 가장 많은 금액을 순매수한 종목은 테슬라 상승률의 2배에 베팅하는 디렉시온 테슬라 2배 상장지수펀드(ETF)로 순매수액이 2억5050만달러에 달했다.
또 근래 가상화폐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서클 인터넷 그룹, 로빈후드, 스트레티지 등 관련 종목도 순매수 순위에 올랐다.
서클 인터넷 그룹의 경우 순매수액이 7259만달러로 4위에 올랐으며, 로빈후드 역시 자금 3215만달러가 몰려 8위를 기록했다. 로빈후드는 최근 가상화폐 거래소인 비트스탬프를 인수하면서 주가가 크게 오른 바 있다.
국내 자금은 미국 증시로 쏠리는 반면 일본과 중국 등 다른 주요 증시에서는 계속해서 이탈하는 모습이다.
이달 들어 결제일 기준 7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일본 증시에서 1667만달러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4월 100엔당 원화값이 1000원까지 주저앉자 닛케이의 반등세에도 4개월 연속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중화권 증시에서도 올해 초 기술주 랠리에 편승하던 투자심리가 최근 2개월 연달아 순매도세로 전환했다. 한국 투자자들은 중국과 홍콩 증시를 합쳐 지난달에는 약 1억달러를, 이달에는 825만달러어치를 팔아치웠다.
다만 홍콩 증시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로포황금은 1842만달러어치를 사들였다. 중국의 금 주얼리 브랜드인 로포황금은 압도적인 실적 성장세를 바탕으로 올해 300%가 넘는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 증시로 돌아오던 개인투자자의 발걸음도 둔화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70조원을 돌파한 투자자예탁금은 7일 67조원까지 줄어들었다.
이달 6거래일 동안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을 합쳐 주식을 1조원 넘게 순매도하기도 했다. 단기 상승에 베팅하는 ‘초단기 빚투’ 미수거래 규모도 줄어들었다. 지난달 말 1조원을 돌파했던 위탁매매 미수금은 이달 7일 들어 9470억원까지 감소했다.
이처럼 서학개미가 미국 주식 매수세로 전환한 것은 최근 나스닥·S&P500 등 뉴욕 증시가 지난 4월에 기록했던 전고점을 돌파하는 등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7일(현지시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율 서한을 공개하면서 뉴욕 증시가 다소 하락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예상보다 결과가 유화적이었다면서 증시 충격이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서한 발송으로 단기적으로 관세 불확실성이 다시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유럽연합(EU)과의 관세 협상 타결이 임박했고 주요국과의 관세 협상이 시한이 연기되었다는 점에서 관세 불확실성이 금융시장을 크게 흔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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