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쇼크'에 결국 두 손 든 삼성전자

입력 : 2023.04.07 12:19:05
제목 : '반도체 쇼크'에 결국 두 손 든 삼성전자
14년 만의 최악 실적…결국 반도체 감산 공식화 1Q 영업익 6000억, 전년비 96% 뚝…'갤S23' 선전 위안

[톱데일리]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반도체 감산을 공식 인정했다. 반도체 불황이 장기화하고 대규모 적자까지 현실화하면서 인위적 감산은 없다고 못박았던 그간의 기조에서 한발 물러난 셈이다. 분기 영업이익도 14년 만에 최저점을 찍었다.

7일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전년 동기대비 95.75% 줄어든 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14년 만에 가장 낮은 이익 규모다. 같은 기간 매출 또한 작년보다 19% 감소한 63조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삼성은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IT 수요부진 지속에 따라 부품부문의 실적이 큰 폭 하락했다"며 "특히 메모리 반도체가 거시경제 상황과 고객 구매심리 둔화로 수요가 위축하고, 다수 고객사의 재무 건전화 목적의 재고 조정까지 지속된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메모리 시황에 전략적 대응을 위해 노력해왔고, 특정 메모리 제품은 향후 수요 변동에 대응가능한 물량을 확보했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했다"며 "그 외에 추가로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에 대해선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그간 인위적 감산은 없다며 경쟁사들과 다른 노선을 걸어왔다. 하지만 대규모 손실에 직면하자 기존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올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수조원 대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력사업인 메모리 반도체에서만 4조원대 손실이 예상되는데, 메모리 업황은 올 한해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연간 기준 10조~15조 가량의 누적 손실 관측까지 나온다.

또 최근엔 공격적인 반도체 투자를 위해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차입하기도 했는데, 사실상 유동성이 악화한 데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그나마 2월 출시한 '갤럭시S23' 시리즈 흥행 덕에 MX(모바일경험)사업부가 선전한 것이 위안거리다. 국내의 경우 출시 47일 만에 국내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했고, 글로벌 기준으로도 전작의 판매량을 상회하고 있다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시장에선 MX와 네트워크 사업부가 3조원 중후반대의 영업이익을 기록, 반도체 실적 급감을 어느 정도 상쇄하는 효과를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발표한 1분기 잠정실적을 감안했을 때 부문별 영업이익은 반도체 -4조3000억, 디스플레이 1조2000억원, MX 3조3000억원, CE 1000억원, 하만 3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메모리 실적 악화가 전사 이익 감소의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업황 둥화에도 업계 전반적으로 공급량이 많아 수급 불균형이 심화했고, D램과 낸드 모두 현재 공급가격이 현금 원가를 하회한다"며 "삼성전자가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앞으로 2분기부터는 메모리 재고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톱데일리
류세나 기자 cream53@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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