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영업이익, 도요타 '턱밑'까지 따라붙어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입력 : 2023.04.10 17:34:45 I 수정 : 2023.04.10 19:03:05


국내 대표 완성차 기업인 현대차·기아가 전년 동기 대비 30%를 훌쩍 넘는 1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주요 완성차 기업인 폭스바겐·도요타·GM의 실적 성장을 뛰어넘는 수치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만 놓고 보면 현대차·기아는 도요타를 턱밑까지 추격했고 GM은 멀찌감치 따돌렸다. 국내 증시에서는 반도체 업황 악화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영업이익이 급감한 탓에 현대차·기아가 1분기 최고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시대로 빠르게 전환한 점과 공급망 관리 역량 등이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경기 침체에 따라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이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조6638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290억원) 대비 38%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조165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조6065억원)보다 34%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폭스바겐·도요타·GM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 비교했을 때 크게 두드러지는 실적이라는 평가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팩트셋 집계 결과 도요타는 올해 1분기(회계연도 2023년 4분기)에 영업이익 5093억9900만엔(약 5조69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전년 동기 4638억엔 대비 9.8% 증가한 수치다. 폭스바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83억2300만유로에서 50억7200만유로로 40% 감소할 전망이다. GM은 영업이익이 21억9600만달러에서 31억100만달러로 40% 늘어나 글로벌 완성차 기업으로서 체면을 차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완성차 기업의 주가 상승률 역시 차이가 크다. 올해 들어 10일까지 현대차 주가는 18%, 기아는 32% 상승한 반면 폭스바겐은 3%, 도요타는 1%, GM은 2% 오르는 데 그쳤다.

완성차 업계는 국내 기업의 주가와 실적 흐름이 글로벌 기업과 다르게 나타나는 배경으로 전기차 전환과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경색에 대응하는 방식에 있다고 분석한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 실적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대비해 차별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전기차 전환에 대한 속도가 빠른 편이기 때문"이라며 "전기차 개발을 위한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아이오닉5·아이오닉6·EV6·EV9 등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것이 그러한 움직임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전기차 1위 기업인 테슬라는 판매 대수가 많지 않지만 수조 원대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데, 이는 전기차 이익률이 높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환 전략은 세계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7월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AMS)'는 현대차의 아이오닉5가 폭스바겐 ID.5와 폴스타2를 제치고 전기차 모델 비교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이 밖에도 글로벌 완성차 기업은 공통적으로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경색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량·판매량 모두 감소했는데, 현대차와 기아는 이에 비교적 기민하게 대응했다는 것이다. 국내 완성차 기업의 브랜드 가치가 오른 것 역시 북미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량 증가를 뒷받침하는 요소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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