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씨티씨바이오] ④ 파마리서치 등장…지분경쟁 본격화
입력 : 2023.04.13 15:39:46
제목 : [혼돈의 씨티씨바이오] ④ 파마리서치 등장…지분경쟁 본격화
전홍열 전 대표 배후설 솔솔…소액주주 선택 '촉각'[톱데일리] 씨티씨바이오가 우려했던 주주간 지분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같은 제약바이오 회사인 파마리서치, 에스디바이오센서가 급속도로 지분율을 높이면서 기존 최대주주인 이민구 씨티씨바이오 대표를 위협하고 있다. 이들의 배후에 한때 경영권을 노렸던 전홍열 전 씨티씨바이오 대표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최종 승리가 누구에게 돌아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2월, 씨티씨바이오 주식을 대량 보유한 새로운 주체가 등장했다. 씨티씨바이오의 의결권 있는 주식 111만3700주와 452만011주 상당의 신주인수권부사채권(BW)을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와 계열사 임원인 김영민·이기원씨가 취득해 총 6.5%(의결권 있는 주식 4.7%) 지분을 확보했다. 이들의 지분 취득 목적은 당초 일반 투자였지만, 바로 다음 달 '경영 참여'라고 변경했다. 현 최대주주인 이민구 대표를 위협하는 세력이 등장한 셈이다.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는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최대주주를 위협하는 세력의 등장은 올해도 이어졌다. 제약바이오 업체인 파마리서치와 특수관계인(플루토)이 지난 2~4월 동안 총 200억원을 들여 씨티씨바이오 지분 9.01%를 확보했다. 보유 목적 역시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파마리서치는 주주·이해관계자 이익을 고려해 ▲이사 및 감사의 선임·해임 직무의 정지 ▲이사회 등 회사의 기관과 관련된 정관의 변경 ▲회사의 자본금의 변경 등의 항목들을 나열하며 이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파마리서치의 정상수 회장,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회장은 모두 전홍열 전 대표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만약 이들이 같은 편에 서서 의결권을 행사한다면, 합산 지분율은 13.7%로 현 최대주주인 이민구 씨티씨바이오 대표(12.5%) 수준을 넘어서게 된다. 참고로 전홍열 전 대표는 2021년 우군들을 모아 씨티씨바이오의 경영권 확보를 노렸던 인물이다.(관련기사)
업계 관계자는 "전홍열 전 대표가 씨티씨바이오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다시 친분이 있는 제약·바이오업계 우군들을 모으고 있다"며 "파마리서치와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전홍열 전 대표가 모은 세력 "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회장은 전홍열 전 대표와 학창 시절 선후배로 돈독한 사이"라고 설명했다.
전홍열 전 대표와 파마리서치는 '플루토'로 인연을 쌓았다. 플루토는 전홍열 전 대표가 씨티씨바이오에서 나와 지난해 5월 차린 의약품 연구 컨설팅 회사다. 회사 설립 3개월 만에 플루토는 파마리서치로부터 100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파마리서치는 이 과정에서 지분 70%를 확보해 플루토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플루토는 파마리서치의 이번 씨티씨바이오 지분 취득 과정에 특수관계인으로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한편 새롭게 세력을 확대한 파마리서치, 에스디바이오센서 측의 추가적인 자금 여력에 대해서도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파마리서치는 씨티씨바이오 지분 확대를 당분간 계속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파마리서치는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통해 300억원 한도로 씨티씨바이오 주식 매입을 결의했다. 현재까지 씨티씨바이오가 지분 취득에 쓴 자금은 186억원으로, 아직 114억원의 자금 여력이 남아있다. 이는 씨티씨바이오 지분 약 5%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금액이다. 파마리서치는 지난해 매출액 1948억원, 영업이익 659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말 기준 보유 현금성자산은 1843억원에 달했다.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회장의 힘도 막강하다. 씨티씨바이오 주식을 취득한 주체는 조영식 회장 개인 회사이지만, 만약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직접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한다면 조영식 회장 쪽의 영향력이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에만 연결 기준 2조9320억원의 매출, 1조1466억원의 영업이익을 창출한 회사로, 보유 현금성 자산만 2조원이 넘는다.
다만 지금까지 파악된 각 주체의 입장으로, 단순하게 승리를 예측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앞서 언급한 주체 외에도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대표와 기존 창립 멤버 등 씨티씨바이오 지분을 대량 보유한 투자자들이 여럿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제약·바이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까지 동구바이오제약은 경영권에 대한 욕심보다 투자 이익에 관심이 있어 보였다. 즉, 더 나은 경영 계획을 제시하는 쪽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며 "파마리서치도 지금은 전홍열 전 대표와 함께 하지만,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후 전홍열 전 대표, 다른 주주들과 함께 할지 여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이어 "씨티씨바이오 창립멤버들 역시 지분 처분 의지를 갖고 있어, 이들의 주식이 어디로 넘어가는지도 주목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승리가 누구에게 돌아갈지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hyeinj@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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