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행진' 원스토어, 구글 횡포가 원인?
입력 : 2023.04.14 11:16:09
제목 : '적자 행진' 원스토어, 구글 횡포가 원인?
7년간 누적 적자 900억…게임 입점 방해로 부진 가중[톱데일리] 지난해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장 계획을 철회한 원스토어가 매출은 늘렸지만 적자폭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출범 후 7년 동안 적자를 이어온 배경에 앱마켓 시장지배적 사업자 구글의 반(反)경쟁적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향후 원스토어가 사업적 반등 기회를 잡을지 주목된다.
SK스퀘어 자회사 원스토어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22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매출 2141억원과 비교하면 4% 증가한 규모로 역대 최대치에 해당한다. 다만 직전 3년 동안 매출 규모가 1000억원 상당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성장세는 다소 둔화된 모습이다.
문제는 적자 규모가 매출 증가폭을 상회하며 급속도로 불어났다는 점이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24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손실(58억원)보다 약 200억원 가량 늘었다. 출범 첫해 217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이후 2020년까지 손실 규모를 크게 줄여 나갔지만 최근 2년간 적자폭이 급격히 커졌다.
회사 출범 후 7년간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지난해 적자는 더욱 뼈 아픈 성적이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영업손실 기록은 ▲2016년 217억원 ▲2017년 189억원 ▲2018년 129억원 ▲2019년 52억원 ▲2020년 10억원 ▲2021년 58억원 ▲2022년 249억원 순이다.
지난해 2477억원 상당의 영업비용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건 지급수수료다. 원스토어는 지난해 지급수수료로 900억원 상당을 지불했다. 전년도 826억원 대비 9% 늘어난 규모다. 판매촉진을 위해 들어간 비용도 1년새 704억원에서 782억원 상당으로 불어났다. 넥슨 '블루 아카이브', 엔씨소프트 '블레이드앤소울2' 등 입점 영향이다.
광고선전비도 지난해 172억원으로 전년(98억원) 대비 2배 가량 급증한 것이 눈에 띈다. 이는 당초 계획했던 지난해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원스토어 브랜드 가치를 올리기 위한 일환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광고선전비는 매년 점차 늘어났지만 한 번에 2배 가량 증가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원스토어가 상장을 추진하며 과도하게 늘린 수수료 할인 정책도 수익 하락에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원스토어는 지난해 5월 모바일 콘텐츠의 인앱결제 수수료를 기존 20%에서 10%로 낮추고 단계적으로 6%까지 할인하는 방안을 도입했다. 구글 등 통상 앱마켓 사업자들의 수수료 30% 대비 최대 5분의 1 수준이다.
원스토어에 따르면 지난 7년간 개발사에 할인해준 누적 수수료는 2300억원 상당이고, 고객들에게 제공한 누적 할인과 적립 금액 등은 5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범 후 지금까지 8000억원 가량이 할인 명목으로 제공됐다. 같은 기간 누적 영업손실 904억원의 9배 규모다.
적자폭이 늘어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원스토어의 결손금은 10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739억원 대비 46.3% 가량 규모가 커졌다. 이로 인해 지난해 말 자본총계는 1846억원에서 1501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적자 운영이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자본잠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원스토어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각 분야의 투자를 더욱 확대했으며 과거에 발생하지 않던 (상장 관련) 1회성 비용이 더해져 계획보다 다소 큰 적자를 기록했다"며 "글로벌 확장을 위한 준비 비용과 크로스플랫폼, 스토리콘텐츠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 비용 등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최근 밝혀진 구글의 반경쟁적 행위가 원스토어의 부진 규모를 키웠 던 것으로 분석된다. 압도적 시장지배적 사업자 구글은 원스토어가 출범한 2016년부터 2년간에 걸쳐 모바일 게임사들의 원스토어 입점을 막고 구글 플레이스토어에만 게임을 출시하도록 했던 것이 적발돼 지난 11일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421억원이 부과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8년 원스토어의 유료 게임 구매자 수가 2016년 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했지만,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유료 구매자 수는 30%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스토어가 점유율을 확장하지 못하도록 대형 게임사들의 입점을 막은 것이 지금까지 부정적 여파로 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 기간 동안 넷마블 '리니지2'를 비롯해 엔씨소프트 '리니지M', 넥슨의 '메이플스토리M', 웹젠의 '뮤오리진2' 등은 모두 구글에만 독점 출시됐고, 우리나라 게임사 11개의 대형 게임 중 94%가 원스토어에 출시되지 않았다. 해당 3년간은 지난해를 제외하면 적자 규모가 가장 컸던 시기로 영업손실 규모만 500억원이 넘는다.
원스토어 관계자는 "오랫동안 개발사들을 대상으로 행해진 구글의 불공정 행위가 공식적으로 확인되고 합당한 제재가 내려졌다는 점을 환영한다"며 "공정위 결정을 계기로 지금까지 구글의 횡포로 주저했던 개발사들의 입점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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