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미국의 대표적인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인 코인베이스가 전체 직원의 20%를 해고한다는 소식에 뉴욕 증시에서 급등했다. 10일(현지 시간) 코인베이스는 전체 직원의 20%인 950명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6월 1000명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정리 해고를 시행한 코인베이스가 불과 6개월만에 2차감원에 나선 셈이다. 코인베이스의 직원수는 지난 9월말 기준 4700명가량이다. 회사는 이번 감원으로 운영 비용을 이전 분기 대비 25%가량 감축한다는 목표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코인베이스는 12.96% 상승한 43.23 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공매도 투자자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되사는 ‘숏 스퀴즈’가 가세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작년 11월 경쟁사인 FTX의 붕괴 이후 업계 전반에 걸친 정리 해고 바람이 불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가상화폐 대부업체인 제네시스는 전체 인력의 3분의 1을,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인 후오비는 5분의 1을 각각 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인베이스는 대부분 수익을 가상화폐 거래 수수료에서 창출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시작된 긴축으로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하자 코인베이스 주가도 내리기 시작했다. 작년 3분기 코인베이스는 거래 수수료로 3억7000만달러를 올렸는데, 전년 동기 대비 66% 급감한 규모다. 이후 FTX 파산 사태까 터지자 투자 심리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코인베이스 주가는 작년에만 80% 넘게 폭락했다.
이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코인베이스로선 수익성 개선을 위한 인원 감축이 불가피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 통화에서 “수익성 향상을 위해서는 비용 감소가 필요하고, 구조조정이 방법이다”고 밝혔다. 월가의 코인베이스에 대한 눈높이도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팩트셋이 집계한 코인베이스의 평균 목표 주가는 작년 10월말 93달러에서 최근 65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다만 코인베이스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있다. 연이은 인원 감축으로 파산에 대한 우려는 줄어든 상황이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연구원은 “경영진이 현금 확보에 중심을 두고 있다”며 “적어도 최악의 시나리오는 없앴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코인베이스가 가상화폐 시장의 승리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오펜하이머는 코인베이스에 대한 투자의견으로 ‘시장수익률 상회’를 제시하고 목표주가로 72달러를 제시했다. 전날 종가 대비 66%에 달하는 상승 여력이다.
오웬 라우 오펜하이머 연구원은 “이번 감원은 가상화폐 시장의 어려운 환경을 보여준다”면서도 “이 시장에서 궁극적인 생존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데빈 라이언 JMP 연구원도 “지금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코인베이스를 포함한 가상화폐 업계에서 가장 강력한 기업들은 살아남아 장기간 성장할 수 있다”며 “암호화폐 가격의 안정화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FTX의 파산이 코인베이스에겐 기회라는 의견도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이번주 투자 메모에서 “코인베이스의 브랜드와 규모, 건전한 재무구조 등을 통해 FTX의 붕괴로 인한 악영향을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