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할 생각도 없고 그냥 쉬는 청년 백수 24만명”…카드도 못만든다는데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ifyouare@mk.co.kr)

입력 : 2024.09.29 09:04:13
3년간 미취업 청년 23만8000명
‘빚수렁’ 20대 6만6000명
“거시적 청년정책 절실”


해당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 = 연합뉴스]


3년 이상 미취업 청년이 늘어나면서 ‘빚수렁’에 빠진 신용불량자가 25% 급증, 청년 대출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29일 통계청의 ‘경제활동 인구 청년층(15~29세) 부가 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최종학교를 졸업(수료·중퇴 포함) 했으나 3년 이상 취업하지 않고 ‘백수’인 청년이 지난 5월 기준 23만 8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최근 3년(2022~2024년) 중 가장 큰 수치다.

심지어 이들 중 8만 2000명(34.2%)은 ‘집 등에서 그냥 시간을 보냈다’고 답했다. 3년 이상 장기 미취업자 청년 3명 중 1명이 아무런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냈다는 얘기다.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쉬었음’ 기간이 길어질수록 취업을 포기하는 비율이 높아진다는 결과도 확인할 수 있었다.

‘취업 준비를 했다’는 대답은 6개월~1년 미만일 때 54.9%로 약 절반가량의 긍정 응답률을 보였으나 1년~2년 미만 50.8%, 3년 미만 45.1%, 3년 이상 34.2%로 점차 가파르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학교를 졸업한 후 3년이 지나도록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취업을 포기하는 청년이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쉬었음’ 청년의 노동시장 유입을 위한 ‘청년층 노동시장 유입 촉진 방안’을 내놓았다.

[자료 = 통계청]


사회 활동이 현저히 줄어 긴급한 상황에서 도움을 받기 힘들거나 제한된 공간에 스스로를 가둔 ‘고립 은둔 청년’을 지원하기 위한 범정부 대책도 내놨다.

하지만 근로조건에 질적 차이가 큰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심화하고, 청년층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충분히 늘지 않는 상황에서 취업 지원에만 초점을 맞춘 정책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빚수렁’ 20대 신용불량자 3년새 25% 늘어…90% 소액연체
금융권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신용유의자)가 된 20대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1000만원 이하의 소액대출에서 연체가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청년 생활고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최근 이강일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한국신용정보원에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20대는 6만5887명(중복 인원 제외)이었다. 2021년 말 대비 25.3%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체 신용불량자가 54만8730명에서 59만2567명으로 8%정도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20대 증가세가 뚜렷하다.

신용불양자는 연체 기간이 정해진 기간(대출 만기 3개월 경과 또는 연체 6개월 경과 등)을 초과하면 신용정보원에 등록되며 신용카드 사용 정지와 대출이용 제한, 신용등급 하락 등 금융생활에 여러 불이익을 받는다.

본격적으로 사회에 발을 내딛기도 전에 ‘빚 낙인’이 찍혀 경제적 어려움이 더 심화하는 구조다.

[사진 = 챗 GPT 생성]


수십만~수백만원 수준의 대출을 갚지 못한 소액 연체자 비중이 큰 것도 청년 채무의 특징이다. 연체 금액이 ‘1000만원 이하’인 경우가 6만4624명로 88.1%에 달했다. 20대 연체자 10명 중 9명은 소액 채무자인 셈이다.

소액인 점을 감안할 때 생활비나 주거비 등 생계 관련 어려움을 겪는 청년이 상당수일 것으로 관측된다.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경기 둔화 여파에 취업마저 포기, 청년층 빚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강일 의원은 “저성장이 지속되는 중에 20대 신규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청년들의 생계 어려움이 소액연체라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청년층 소액연체를 채무조정 등 금융으로 해결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와 사회 정책 등 거시적 청년정책을 하루 빨리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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