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공개매수 방식 자사주 매입 추진…MBK "추가 법적 조치"
내일 오전 9시 이사회 예정…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 심문 재판부에 통보영풍·MBK "심각한 배임 행위…자기돈 한푼 안 들이고 회삿돈 쓰겠단 발상"
송은경
입력 : 2024.10.01 20:31:14
입력 : 2024.10.01 20:31:14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고려아연[010130]이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 금지 가처분 소송의 결과와 관계 없이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공개매수 방식의 자사주 매입을 의결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1일 법조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전날(9월30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명의로 이사회를 이달 2일 오전 9시에 개최한다는 통지를 완료하고, 이를 가처분 사건 담당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김상훈 부장판사)에 통보했다.
고려아연은 이사회 소집 통지 후 재판부에 제출한 서면에서 '이사회에서 만약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등의 방법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것으로 결정될 경우'라고 적시해 자사주를 공개매수 방식으로 취득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고려아연은 1차 심문기일이 열린 지난달 27일에도 재판부에 "영풍·MBK 연합의 공개매수 이후 자사주 매입을 위한 공개매수를 하려고 하는데, 이에 대한 이사회 결의라도 먼저 하게 해달라"는 취지의 판단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즉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이 인용돼 MBK·영풍[000670] 연합의 공개매수가 끝나는 4일까지 자사주 취득이 금지되는 경우라도, 자사주 취득 계획을 공표하기 위한 이사회를 먼저 소집해 결의를 단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자사주를 공개매수 방식으로 매입한 건 전례가 없지는 않다.
최근 2∼3년간 사례를 보면 한화솔루션[009830], 일신방직[003200], 쌍용씨앤이 등이 공개매수 형태로 자사주를 매입한 적 있으나 이들은 물적분할 이후 주식매수청구권 부여, 주주가치 제고, 상장폐지 등이 목적이었다.
고려아연 역시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해 주주가치 제고의 의미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주주가치 제고는 표면상의 목적일 뿐이고 사실상 최 회장 개인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회삿돈을 쓰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강한 편이다.
영풍·MBK 연합은 고려아연이 투자자들에게 자사주 매입 계획을 미리 알려 자신들의 공개매수를 방해하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같은 행위는 시세조종의 의도, 배임 등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 MBK·영풍 연합의 주장이다.
MBK 관계자는 "자신의 경영권을 지키자고 자기 돈 한 푼 안 들이고 조단위에 달하는 회삿돈을 쓰겠다는 발상 자체가 심각한 배임 행위에 해당한다"며 "이러한 무리수를 강행하는 경우, 자기주식 취득 금지에 관한 추가적인 가처분 등 필요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ora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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