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 꼭 맞잡은 한일정상 尹·이시바 '케미' 청신호

안정훈 기자(esoterica@mk.co.kr)

입력 : 2024.10.10 23:32:01
아세안서 첫 정상회의
대기만성형 정치인 공통점에
애주가·미식가인 점도 닮아
내년 국교정상화 행사 앞두고
양국 역사 문제 해결 기대도






윤석열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0일 '아세안+3'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라오스 비엔티안의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이시바 총리 취임 후 첫 만남에서 두 정상은 양국 관계의 개선 흐름을 이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비엔티안 이승환 기자


10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가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첫 한일정상회담을 호의적인 분위기로 마무리했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후미오 전 일본 총리와 남다른 '브로맨스'를 보여준 데 이어 이시바 총리와도 한일 관계의 지속적 개선을 위해 청신호를 켰다는 평가다. 이날 비엔티안 시내 한 호텔 회담장에 약 1분 먼저 도착한 윤 대통령은 뒤이어 들어온 이시바 총리를 밝은 표정으로 맞으며 먼저 손을 내밀었다. 이시바 총리는 윤 대통령의 손을 두 손으로 잡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이날 회담은 이시바 총리가 지난 1일 취임한 지 9일 만에 이뤄졌다.

이날 두 정상은 약 40분간의 회담을 통해 셔틀외교 지속과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준비를 위한 협력 등 크게 두 가지 사안에 대해 의기투합했다. 윤 대통령은 "작년 3월 일본을 방문한 이후 한일 관계는 큰 긍정적 발전을 이루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양국 지도자 간 흔들림 없는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띄웠다. 이시바 총리도 "셔틀외교를 활용하면서 긴밀히 공조해나갈 수 있으면 한다"고 호응했다.

한일 정상은 첫 회담인 만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개선된 한일 관계의 흐름을 이어가는 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다자회의를 계기로 한 짧은 만남이었기에 구체적 현안을 논의하기보다 상견례를 겸해 상호 신뢰를 구축하는 기회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회담 전부터 여러 공통점으로 화제를 모았다. 우선 윤 대통령은 9수 끝에 사법고시를 합격했고, 이시바 총리도 4전5기로 총리직에 오른 '대기만성'형 인물이다. 두 정상 모두 애주가에 미식가인 점도 닮았다.

두 정상은 한일 간 협력 필요성에 대해서도 소신을 지켜왔다. 이시바 총리는 2019년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갈등에 대해 "일본이 패전 후 전쟁 책임을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쓴소리를 한 적이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두고서도 "한국이 납득할 때까지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국교 정상화 기념행사를 앞두고 양국 정상 간 안보·경제 분야를 넘어 역사 문제 해결도 바라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비엔티안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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