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2개월 만에… 한은 '피벗' 첫발

오수현 기자(so2218@mk.co.kr), 곽은산 기자(kwak.eunsan@mk.co.kr)

입력 : 2024.10.11 17:54:23 I 수정 : 2024.10.11 17:57:39
기준금리 3.5%→3.25% 인하
"가계대출서 의미있는 진전"
스몰컷으로 경기부양 나서




◆ 한은 금리인하 ◆

한국은행이 3년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긴축 기조를 완화했다. 물가상승률이 하락하고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해지면서 금리를 내릴 공간이 확보됐다는 판단에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열린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현재 연 3.50%인 기준금리를 연 3.25%로 0.25%포인트 낮췄다. 2021년 8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며 긴축에 들어선 이후 첫 방향 전환이다. 2020년 5월 이후 4년5개월 만의 금리 인하이기도 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리 인하 배경으로 물가 안정과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를 꼽았다. 내수 부진 판단에 대해서는 경계감을 표시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 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상승률이 2% 이하로 떨어지면서 실질금리 측면에서 통화 긴축 정도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경제성장률도 잠재성장률에 비해 크게 높지 않은 터라 불필요하게 기준금리를 너무 오랫동안 긴축 수준으로 갈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정책 기조를 전환하면서 외환 부문의 부담도 다소 완화됐다"며 지난달 연준의 0.5%포인트 금리 인하 흐름에 발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특히 정부의 강력한 가계부채 규제와 이에 따른 부동산 시장 안정이 이번 금리 인하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리 인하는 (물가 외에도) 금융 안정 상황을 보며 결정을 하게 된다"면서 "(최근) 가계대출 추이에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가계대출, 부동산 안정화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과거와 달리 공급 정책에도 적극적"이라며 "9월 아파트 거래량이 7월의 2분의 1,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률이 8월의 3분의 1 수준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금리 인하로 주춤했던 경기가 다소 활기를 찾을 것이라는 기대와 정부의 대출 규제로 겨우 안정을 찾은 가계부채가 다시 꿈틀댈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된다.

이 총재는 "(이번 결정을) 매파적 인하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긴축 기조하의 소극적인 인하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금리 인하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가계부채와 부동산 가격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날 대비 2.25포인트(0.09%) 내린 2596.91에 마감했다. 달러당 원화값은 전일 대비 0.7원 오른 1349.5원을 기록했다.

[오수현 기자 / 곽은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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