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전세’ 여파로 재정난 심화…HUG 자본확충 구체화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입력 : 2024.10.13 15:41:59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역대급 재정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자본 확충을 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UG는 다음달 8일 최대 7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 HUG가 신종자본증권을 찍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 말 5000억원 모집을 목표로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결과에 따라 7000억원까지 증액하는 방안을 열어뒀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 맡았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매우 긴 영구채로서 부채임에도 자본의 성격을 지닌다. 발행시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 자본 확충 효과가 있다.

HUG는 대규모 전세 사기 사건인 ‘깡통전세’ 사태 여파로 전세금 반환보증을 통해 발생한 대위변제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HUG는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할 경우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준 이후 집후인에게서 전세금을 회수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손명수 의원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HUG가 내어준 대위변제액은 올해 1~8월 2조7398억원으로 집계됐다.

2015년 1억원 수준이었던 대위변제액은 지난해 3조5544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말에는 이 규모를 뛰어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걸로 전망된다.

반대로 회수율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2017년까지는 회수율이 100%에 달했지만 올해 8월말 기준으로는 8%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해 HUG의 당기순손실은 3조8598억원으로 역대급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대규모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민홍철 의원실에 따르면 HUG는 올해 4조7000억원을 정부로부터 출자받았다.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없다면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도 일시적인 미봉책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손 의원은 “2017년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담보인정비율이 100%로 상향되면서 전세보증이 악성 임대인의 무자본 갭 투기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근본적인 제도개선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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