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너무 컸나”…엔비디아 실적 선방했지만 반도체 주가는 시들
이덕주 특파원(mrdjlee@mk.co.kr), 김인오 기자(mery@mk.co.kr),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입력 : 2024.11.21 22:55:14
입력 : 2024.11.21 22:55:14
엔비디아 3분기 매출 94% 증가
지속성장세 의문에 시간외 2.5% 뚝
SK하이닉스 하루만에 1% 떨어져
지속성장세 의문에 시간외 2.5% 뚝
SK하이닉스 하루만에 1% 떨어져
반도체 업종 주가 가늠자로 통해온 엔비디아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역대 최대 매출을 냈음에도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하락하자 SK하이닉스 등 관련주가 약세를 이었다.
20일(현지시간) 엔비디아가 뉴욕증시 장 마감 후 발표한 2025회계연도 3분기(올해 8~19월)을 보면 매출은 351억8000만 달러(약 49조원)로 시장 기대치인 331억6000만 달러를 넘었다. 주당순이익(EPS)도 예상치인 0.75달러를 상회한 0.81달러를 기록했다.
이번 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94% 증가한 것으로 1년 사이에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다만 1분기 262%, 2분기 122% 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다.
엔비디아는 4분기 매출은 375억 달러에서 2% 내외로 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년동기 대비 70% 성장한 것이다.
엔비디아 분기 순이익은 193억 달러(약 27조원)로 전년동기 92억4000만달러에서 크게 증가했다. 매출 총이익률은 73.5%로 시장 예상보다 소폭 높았다.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2.53% 하락한 145.89달러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을 하는 모습이다.
아시아 증시에서도 엔비디아 실적이 발표된 후 관련주 주가가 약세로 돌아섰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 주가가 1.06% 하락해 삼성전자가 1.99% 오른 것과 대비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 13일부터 7거래일 동안 SK하이닉스 순매도에 나선 결과다. 올해 3월 중순 외국인이 해당 종목을 8거래일 연속 순매도한 이후 최장 기간 매도세다. 한미반도체 주가도 1.22% 떨어졌다.
같은 날 대만 증시에서도 TSMC 주가가 1.46% 떨어졌다. 일본 증시에서는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주가가 0.67% 떨어졌다.
SK하이닉스와 TSMC는 엔비디아에 AI용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HBM)를 공급하는 핵심 기업이며, 르네사스는 엔비디아의 AI용 반도체 전력 관련 부품을 납품하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분기 실적 발표후 어닝 콜에서 “이번 분기 ‘매우 강력한’ 수요와 함께 블랙웰 제품이 출하될 것”이라면서 “코어위브,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 블랙웰을 사용한 데이터 센터를 구축했거나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블랙웰이 이제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으며, 이전 제품인 호퍼에 대한 수요도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공급제약이 발생하는 것이 어떤 부품인지, 개선되고있는지에 대한 애널리스트의 질문에 대해서 황 CEO는 TSMC, 암페놀, 버티브,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스필, 앰코, KYEC 등 주요 공급업체들을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병목현상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블랙웰 생산이 ‘좋은 상태’라고 답했다.
앞서 11일에는 미국 에지워터리서치가 “블랙웰에 반도체 전력 관리 부품을 납품하는 미국 모놀리식파워시스템스 제품이 성능 미달 탓에 엔비디아가 교체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블랙웰이 생산 지연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적 발표 후 엔비디아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은 유지되고 있다. 알인 응우옌 포레스터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가이던스는 낮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엔비디아가 보수적으로 잡은 것일 수 있다”면서 “단기적으로는 AI 수요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달 들어 글로벌 주요 투자사들 최소 15곳 이상이 엔비디아 목표가를 올려잡았다. 이 중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한 HSBC 는 기존 목표가 145달러를 200달러로 상향했다. 높은 투자 기대 탓에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지만 경쟁사인 AMD 등의 여력을 감안할 때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시장 지배력이 당분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국내에서도 엔비디아 단기 주가 변동성보다는 생산 확장세를 감안해 관련주를 꾸준히 눈여겨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21일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투자분석실팀은 “엔비디아가 예상을 웃도는 분기 실적을 거둔 것은 HBM 관련 공급사슬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SK하이닉스와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인 피에스케이홀딩스를 주목할 만 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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