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원인'은 조류충돌, '참사 원인'은 둔덕…규명 초점
조류충돌 의심 메이데이 선언 후 사고…콘크리트 둔덕이 피해 키워
박철홍
입력 : 2025.01.05 13:06:23 I 수정 : 2025.01.05 13:56:53
입력 : 2025.01.05 13:06:23 I 수정 : 2025.01.05 13:56:53
(무안=연합뉴스) 박철홍 정회성 천정인 기자 = 제주항공 참사 시신 인도 등 현장 수습이 대부분 마무리돼 원인 조사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까지 최초 원인은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로 추정되지만, 참사를 키운 요인으로는 콘크리트 둔덕이 지목된다.
◇ 메이데이 선언 후 동체착륙 '4분간 무슨 일이' 179명의 희생자와 2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는 지난달 29일 오전 정상 착륙하던 사고기가 갑자기 '메이데이'(조난신호)를 외치면서 시작됐다.
당일 오전 8시 57분 무안공항 관제사는 사고기에 조류와의 충돌을 경고했고, 2분 뒤인 8시 59분 기장은 메이데이를 외친 후 복행(Go around)을 통보했다.
사고기는 활주로 주변을 크게 돌아 기존 활주로(01 활주로)로 진입하는 통상의 경로 대신, 제자리에서 급격히 방향을 바꿔 반대 방향(19 활주로)으로 향하는 '티어 드롭'(Tear drop) 방식으로 활주로에 접근해 2차 착륙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관제탑 측과 기장은 19 활주로 2차 착륙에 대한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상세 교신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사고기는 급격한 2차 착륙 시도로 총 2천500m 활주로의 시작점이 아닌 중간 지점부터 동체 착륙했고, 속도를 줄이지 못한 상태로 미끄러져 9시 3분께 활주로 끝단 로컬라이저(LLZ)가 설치된 콘크리트 둔덕에 충격해 폭발로 이어졌다.
동체 착륙과정에서 사고기는 착륙장치인 랜딩기어, 날개 고양력 장치인 플랩(flap)을 작동시키지 못한 모습을 노출했다.
사고 과정은 주변 주민들이 찍은 동영상으로 비교적 명확히 정황이 드러났다.
◇ '버드 스트라이크' 교신…최초 원인 추정의 단서 이런 정황으로 미뤄 사고의 최초 원인은 조류 충돌로 추정된다.
기장은 메이데이를 외친 뒤 관제탑에 "버드 스트라이크, 버드 스트라이크, 고잉 어라운드(Going around·복행)"라고 교신했다.
생존 승무원도 구조 직후 "조류 충돌로 추정된다.
한쪽 엔진에서 연기가 난 후 폭발했다"고 증언했고, 사고기에 조류가 충돌해 엔진이 이상을 일으키는 장면이 찍힌 동영상도 여럿 나왔다.
다만 조류 충돌로 인해 사고기에 어떤 기체 문제가 발생했는지는 조사 대상이다.
한쪽 엔진이 조류 충돌로 손상됐더라도 다른 한쪽 엔진으로 순항, 접근, 착륙이 가능하기에 2개 엔진 모두 손상, 전원 셧다운, 화재 발생 등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모두 추정에 불과하다.
동체착륙 과정에서도 랜딩기어와 플랩이 작동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유압시스템 상실 등 다양한 추측이 쏟아졌지만, 이 또한 규명 대상이다.
조류 충돌 문제가 불거지면서 무안공항 위치와 대응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었다.
무안공항은 주변에 4곳의 철새 도래지가 있고 실제 조류 충돌 발생률이 지방 공항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조류 퇴치반 규모는 4명으로 가장 적고, 사고 당시 현장 근무자는 1명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 인명 피해 키운 '콘크리트 둔덕' '사고'를 '참사'로 키운 요인은 콘크리트 둔덕이 지목됐다.
무안공항은 사고지점인 19 활주로 끝단(01 활주로 시작점)에 높이 2m 콘크리트 구조 둔덕 위에 2m 높이 로컬라이저(LLZ)가 있었다.
사고기는 동체착륙으로 활주로에 안착했지만,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이 둔덕과 충돌했다.
콘크리트 둔덕 뒤에는 충격에 약한 외벽만 존재해 둔덕이 없었다면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주장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둔덕 안에는 10여개의 콘크리트 기둥과 상판이 설치됐다.
무안공항은 이 둔덕을 2007년 개항 당시부터 양쪽에 설치했으며 2023년 개량공사 때는 30㎝ 콘크리트 상판을 얹어 강화했다.
둔덕 설치가 규정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국토부 고시 '공항·비행장시설 및 이착륙장 설치기준'에는 방위각 제공시설(LLZ)까지 종단 안전 구역을 연장하도록 해 문제의 둔덕은 이에 위배되는 것으로 해석도 나온다.
국토부는 'LLZ 설치되는 지점까지'는 '둔덕 앞단까지'로 볼 여지가 있다며 규정 해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3명 규모의 한·미합동조사팀은 사고기의 음성기록장치(CVR)·비행기록장치(FDR)를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희생자 수습이 대부분 마무리된 현장 관리권을 이양받아 원인 규명을 위한 현장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pch80@yna.co.kr(끝)
현재까지 최초 원인은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로 추정되지만, 참사를 키운 요인으로는 콘크리트 둔덕이 지목된다.
◇ 메이데이 선언 후 동체착륙 '4분간 무슨 일이' 179명의 희생자와 2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는 지난달 29일 오전 정상 착륙하던 사고기가 갑자기 '메이데이'(조난신호)를 외치면서 시작됐다.
당일 오전 8시 57분 무안공항 관제사는 사고기에 조류와의 충돌을 경고했고, 2분 뒤인 8시 59분 기장은 메이데이를 외친 후 복행(Go around)을 통보했다.
사고기는 활주로 주변을 크게 돌아 기존 활주로(01 활주로)로 진입하는 통상의 경로 대신, 제자리에서 급격히 방향을 바꿔 반대 방향(19 활주로)으로 향하는 '티어 드롭'(Tear drop) 방식으로 활주로에 접근해 2차 착륙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관제탑 측과 기장은 19 활주로 2차 착륙에 대한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상세 교신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사고기는 급격한 2차 착륙 시도로 총 2천500m 활주로의 시작점이 아닌 중간 지점부터 동체 착륙했고, 속도를 줄이지 못한 상태로 미끄러져 9시 3분께 활주로 끝단 로컬라이저(LLZ)가 설치된 콘크리트 둔덕에 충격해 폭발로 이어졌다.
동체 착륙과정에서 사고기는 착륙장치인 랜딩기어, 날개 고양력 장치인 플랩(flap)을 작동시키지 못한 모습을 노출했다.
사고 과정은 주변 주민들이 찍은 동영상으로 비교적 명확히 정황이 드러났다.
◇ '버드 스트라이크' 교신…최초 원인 추정의 단서 이런 정황으로 미뤄 사고의 최초 원인은 조류 충돌로 추정된다.
기장은 메이데이를 외친 뒤 관제탑에 "버드 스트라이크, 버드 스트라이크, 고잉 어라운드(Going around·복행)"라고 교신했다.
생존 승무원도 구조 직후 "조류 충돌로 추정된다.
한쪽 엔진에서 연기가 난 후 폭발했다"고 증언했고, 사고기에 조류가 충돌해 엔진이 이상을 일으키는 장면이 찍힌 동영상도 여럿 나왔다.
다만 조류 충돌로 인해 사고기에 어떤 기체 문제가 발생했는지는 조사 대상이다.
한쪽 엔진이 조류 충돌로 손상됐더라도 다른 한쪽 엔진으로 순항, 접근, 착륙이 가능하기에 2개 엔진 모두 손상, 전원 셧다운, 화재 발생 등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모두 추정에 불과하다.
동체착륙 과정에서도 랜딩기어와 플랩이 작동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유압시스템 상실 등 다양한 추측이 쏟아졌지만, 이 또한 규명 대상이다.
조류 충돌 문제가 불거지면서 무안공항 위치와 대응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었다.
무안공항은 주변에 4곳의 철새 도래지가 있고 실제 조류 충돌 발생률이 지방 공항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조류 퇴치반 규모는 4명으로 가장 적고, 사고 당시 현장 근무자는 1명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 인명 피해 키운 '콘크리트 둔덕' '사고'를 '참사'로 키운 요인은 콘크리트 둔덕이 지목됐다.
무안공항은 사고지점인 19 활주로 끝단(01 활주로 시작점)에 높이 2m 콘크리트 구조 둔덕 위에 2m 높이 로컬라이저(LLZ)가 있었다.
사고기는 동체착륙으로 활주로에 안착했지만,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이 둔덕과 충돌했다.
콘크리트 둔덕 뒤에는 충격에 약한 외벽만 존재해 둔덕이 없었다면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주장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둔덕 안에는 10여개의 콘크리트 기둥과 상판이 설치됐다.
무안공항은 이 둔덕을 2007년 개항 당시부터 양쪽에 설치했으며 2023년 개량공사 때는 30㎝ 콘크리트 상판을 얹어 강화했다.
둔덕 설치가 규정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국토부 고시 '공항·비행장시설 및 이착륙장 설치기준'에는 방위각 제공시설(LLZ)까지 종단 안전 구역을 연장하도록 해 문제의 둔덕은 이에 위배되는 것으로 해석도 나온다.
국토부는 'LLZ 설치되는 지점까지'는 '둔덕 앞단까지'로 볼 여지가 있다며 규정 해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3명 규모의 한·미합동조사팀은 사고기의 음성기록장치(CVR)·비행기록장치(FDR)를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희생자 수습이 대부분 마무리된 현장 관리권을 이양받아 원인 규명을 위한 현장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pch80@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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