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돋친듯 팔린 '채권 ETF' … 수익률 톱은

원호섭 기자(wonc@mk.co.kr)

입력 : 2023.05.18 17:44:12 I 수정 : 2023.05.19 14:52:41
올해 '투자 베스트셀러' 떠올라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해 말부터 투자자의 '투자심리'를 설레게 했던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국내·해외 부문에서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채권 ETF는 채권 구매가 어색한 개인투자자의 수요를 대거 끌어안으며 올해 최고 인기 금융상품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다만 이미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채권가격이 상승한 만큼 채권투자로 이익을 얻으려면 만기를 살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국고채30년액티브'와 'TIGER 미국채10년선물'이 국내·해외형 채권 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수익률은 각각 7.57%, 8.42%에 달했다. 이 밖에 'KBSTAR KIS국고채30년Enhanced'(6.58%) 'ARIRANG 미국장기 우량회사채'(8.14%) 등이 우수한 수익률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가격은 떨어지고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가격은 오른다. 금리 인상 과정에서 새롭게 발행되는 채권금리가 상승하는 만큼 이전에 낮은 금리로 발행된 채권가격은 떨어진다. 지난해 주요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자 채권가격은 가파르게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정점에 다다랐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가격이 떨어진 채권을 구입해 금리 하락기에 시세차익을 얻기 위한 수요가 몰리고 있다. 이에 채권가격이 오르면서 연초 이후 수익률은 10%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높아진 기준금리에 덩달아 금리가 상승한 단기채를 집중적으로 사들여 이자수익을 올리는 게 주효했다. 올해 들어서는 개인투자자들이 가격이 하락한 장기채를 구입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장기채는 단기채보다 '듀레이션(만기)'이 길어 가격 변동성이 크다.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내 채권형 ETF 설정액은 25조6181억원으로 연초(21조5907억원) 대비 4조원 이상 늘어났다.

반면 국내 주식형 ETF 설정액은 31조6138억원에서 지난달 28조9274억원으로 3조원 가까이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실제로 올해 들어 17일까지 개인 순매수 1~10위 ETF 중 채권상품은 6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4개가 장기채 ETF다. KODEX 미국채울트라30년선물(H)이 1198억원,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가 597억원, KBSTAR KIS국고채30년Enhanced가 513억원이다. 김대호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 매니저는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3.5%로 2012년 이래 가장 높다"며 "이에 30년 국채 금리 또한 역대 평균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리 인하에 따른 기대감으로 채권가격이 오른 만큼 현시점에서 채권에 투자하려면 듀레이션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같은 국고채 30년 ETF여도 듀레이션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 ETF 듀레이션은 ETF 상세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KODEX 국고채30년액티브 듀레이션은 19.34년, KBSTAR KIS국고채30년Enhanced는 24.8년, TIGER 국고채30년스트립액티브는 28.4년이다.

김 매니저는 "2012년 국채 30년물이 발행되기 시작한 이래 30년물 금리는 평균 2.5% 정도였는데, 현재 3.3~3.4%대여서 향후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면 30년물 금리는 장기 평균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듀레이션이 긴 채권에 투자해야 성과 변동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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