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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시가 평가, IFRS9 적용 탓…오는 8월, 5000억 영구채 상환 부담 회사 측 "전액 상환 계획...자금 여력및 킥스 비율 등 문제 없다"

[톱데일리] 현대해상화재보험(이하 현대해상)의 자본총계가 3개월 사이 3조원 가까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0조7000억원대였던 자본은 올해 3월 말 7조8000억원대로 감소했다.

24일 현대해상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연결 기준 자본총계가 7조834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2조8849억원 감소한 수치다. 대부분의 대형 보험사들은 자본이 증가했지만, 현대해상은 되레 자본이 감소했다.

자본을 구성하는 항목 가운데 변동 폭이 가장 큰 건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2조8054억원으로 계산된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3개월 만에 -1174억원, 즉 손실로 돌아섰다.

올해부터 금융상품 국제회계기준(IFRS9)이 도입되면서 '매도가능금융자산'과 '만기보유금융자산'으로 나눠 각각 시가, 원가로 평가하던 방식이 모두 시가로 평가하는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이란 항목으로 변경되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과거 현대해상은 매도가능금융자산과 만기보유금융자산을 서로 옮기는 '채권재분류'를 통해 자본 건전성을 지켜왔다. 채권재분류는 회계 계정과목을 변경해 일시적으로 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는 보험사 건전성 관리 방법 중 하나로 만기보유금융자산은 매입 당시 장부가로 평가되고, 매도가능금융자산은 분기마다 자산을 재평가한다. 금리가 하락하면 이익으로, 금리가 상승하면 손실로 잡히는 구조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올해 IFRS9을 적용하면서 발생한 차이로 변동 폭이 크게 나타난 건 현대해상이 매입 당시 장부가로 표기하는 만기보유금융자산 규모가 컸기 때문"이라며 "다만 IFRS9을 지난해 말 기준 자본에 적용해 비교해보면 지난해와 올해 사이 변동 폭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지난해 말 기준 자본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은 174%대로 집계됐으 나 올해 3월 말 기준 신지급여력제도인 킥스비율은 178%대로 오히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자본 감소는 회계제도를 변경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현대해상은 IFRS9 적용 이전 만기보유금융자산은 14조6436억원으로 규모가 매우 컸다. 당시만 해도 14조원이 넘는 자산을 모두 '장부가'로 평가했기 때문에 자본에 주는 영향이 크지 않았지만, IFRS9이 적용되면서 14조원이 모두 시가 평가 대상이 되면서 자본 감소가 일어난 것이다.

해당 자산들을 시가로 평가한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 평가손익을 보면 -3조3298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매도가능금융자산과 만기보유금융자산의 평가손익 합계는 -9999억원이었다. 만기보유금융자산들을 장부가가 아닌 시가로 계산하면서 손실 폭이 약 2조3000억원 이상 늘어난 셈이다.

자본 감소가 일어난 상황에서 8월 콜옵션이 도래하는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도 부담이다. 지난 2018년 자본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발행한 해당 채권은 올해 8월 콜옵션(조기상환권) 시기가 돌아온다. 만기가 30년 이상인 데다, 만기 연장이 가능해 자본으로 인정되지만 통상 콜옵션 시점이 돌아오면 상환이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다.

일단 현대해상은 5000억원을 전액 상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차환보다는 상환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3월 말 기준 현대해상 의 킥스비율은 178.6%로 계산됐는데, 신종자본증권을 상환한다고 해도 킥스비율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윤신원 기자 yoon@top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