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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자백간주에 따른 판결 선고...제시카 패션사업 먹구름

[톱데일리] 걸그룹 소녀시대 출신 제시카의 남자친구 타일러 권 블랑앤에클레어(이하 블랑) 대표가 채무불이행 소송 1심에서 패소하며 수십억원 대의 빚을 갚아야 할 상황에 몰렸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홍콩계 C 투자회사 권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보증채무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권 대표가 C사에 480만달러(약 63억원)과 이에 대해 지난해 9월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했다.

재 판부는 이 사건에서 민사소송법상 자백간주에 의한 판결 법리를 적용했다. 이는 소송 당사자가 변론 과정에서 상대방이 주장하는 사실을 명백히 다투지 않았을 경우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본다는 뜻이다. 본 사건 변론기일 이틀을 앞두고 권 대표 측 법률대리인이 사임한 것으로 확인된다. 결국 권 대표가 사실관계를 다투지 않아 재판부가 C사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블랑은 지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사업자금 확보 등을 위해 홍콩 사모펀드 운용사 스펙트라SPC(이하 스펙트라)로부터 총 400만달러를 차입했다. 2021년 스펙트라로부터 채권을 양수한 C사는 블랑에 채무이행을 촉구했지만, 블랑은 제 때 채무를 상환하지 못했다. C사는 블랑을 홍콩법원에 고소했고, 이 소송은 권 대표가 채무의 연대보증인을 자처하면서 가까스로 취화됐다.

이후에도 블랑은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었고 상환기일은 수 차례 연장됐다. 최근 C사와 블랑 및 권 대표가 합의한 최종 상환기일은 지난해 10월이었지만 약정된 기한이 도래해도 채무는 변제되지 않았다.

채무변제가 수행되지 못하는 것은 블랑이 처한 재무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블랑은 지난 2015년 설립 이후 최근까지 줄곧 영업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적자가 누적되면서 지난 2021년 기준 블랑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약 39억원인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접 어들었다. 이후 블랑이 증자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까지도 완전자본잠식상태는 해소되지 않았을 여지가 크다. 최근 블랑은 월세를 미납해 입주해 있던 서울 청담동 소재 건물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권 대표는 이번 소송이 개인 채무와 관련한 것일 뿐 제시카 및 블랑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판결 기록에 의하면 C사는 블랑 주식 100%에 대한 질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1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C사가 질권을 실행하면 블랑의 경영권 변동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

권 대표는 항소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사소송의 항소기간은 판결문 수령일로부터 14일까지다. 판결문은 지난 8일 권 대표에게 송달됐으므로, 초일을 제외하면 이 사건 항소기간은 오는 23일까지다.





톱데일리
신진섭 기자 jshin@top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