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저축銀, '부동산 대출'만 2.9조…재무부담↑

입력 : 2023.06.20 14:24:15
제목 : 한투저축銀, '부동산 대출'만 2.9조…재무부담↑
4200억 대규모 유증에도 '부동산' 리스크 여전…연체율도 1년새 1.02→2.64%로

[톱데일리] 최근 대규모 유증증자로 재무 개선에 나선 한국투자저축은행(이하 한투저축은행)의 자본적정성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큰 데다, 연체율 마저 높아지는 추세다.

한투저축은행은 지난 3월 42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자본적정성 지표인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 비율이 업계 최하위권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투저축은행의 BIS비율은 10.88%로, 법규상 요구되는 비율(8%)은 넘겼지만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1%는 하회했다.

사실 저축은행 업계에서 11%를 하회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같은 기간 기준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11%를 넘지 못한 저축은행은 한투저축은행을 포함해 7곳에 불과하고, 대형 저축은행으로 분류되는 10대 저축은행 중에서는 한투저축은행의 BIS비율이 가장 낮았다.

최근 한투저축은행의 자본적정성 지표가 악화된 건 개인신용대출 증가와 부동산 관련 대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BIS비율은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값을 말하는데, 쉽게 말하면 위험에 노출된 자산 비중이 얼마인지, 고객들이 맡긴 예금과 이자를 갚을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일단 개인신용대출의 경우 지난 2018년 말 2800억원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1조8000억원에 육박했다. 총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면 9.5%에서 21%까지 확대됐다. 해당 여신의 연체율도 늘었다. 지난해에는 6.4%까지 악화됐다.

다른 금융업권 저신용자 대출을 더 많이 취급하기 때문에 연체율이 경기 변화에 취약하다는 특징이 있다. 지난해부터 기준금리 인상과 실물경제 부진이 본격화되면서 한투저축은행이 늘려온 개인신용대출 연체율도 함께 증가한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부동산 관련 대출이다. 한투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 잔액은 올해 3월 말 기준 2조9075억원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이 전체 신용공여 총액의 50%를 넘지 않도록 규제하고 있는데, 한투저축은행의 경우 신용공여 한도액은 3조4500억원 수준으로 이미 한도의 84% 이상을 소진했다.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따지면 42%에 달한다.

부동산 관련 대출 연체액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1분기 말 264억원이었던 연체액은 최근 768억원으로 3배 가까이 확대됐다. 연체율은 1.02%에서 2.64%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의 부동산 대출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건설업 ▲부동산업 등 총 세 가지로 나뉘는데, 이 중 부동산 PF연체율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부담이다. 아직 부동산PF 연체율은 3.75%로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잠재부실여신'인 요주의 여신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 부동산PF 요주의여신은 1177억원으로 요주의 이하 여신은 총 1434억원, 약 16.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PF의 경우 자산이나 신용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게 아닌, 특정 사업의 미래 사업성을 보고 자금을 투자하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고 분양률이 떨어지면 자금을 회수할 수 없게 된다. 그러면 저축은행이 빌려준 대출도 회수가 불가능해지는 구조다. 일반적인 담보 대출보다 리스크가 훨씬 크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최근 유증으로 한투저축은행의 BIS비율이 16%대로 제고됐다고 하더라도 연체율이 상승하면 그만큼 BIS비율 이 다시 하락할 수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한투저축은행이 유상증자로 자본적정성 지표가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부동산개발금융 관련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전체 여신 가운데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최근 부동산 경기 둔화가 지속되면서 관련 부담도 늘어날 것"이라고 판단했다.





톱데일리
윤신원 기자 yoo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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