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식' 계열사 지원나선 한국금융지주

입력 : 2023.06.20 14:36:37
제목 :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식' 계열사 지원나선 한국금융지주
계열사 한투캐피탈 중간배당 통해 한투證 유증 참여 한투證 자본 완충 효과는 '글쎄'…지주 및 한투캐피탈 신용도 하락 우려

[톱데일리] 한국투자금융지주(이하 한국금융지주)가 계열사 한국투자캐피탈(한투캐피탈)의 자금을 활용해 또 다른 계열사 한국투자증권(한투증권) 자본 확충을 지원한다. 일각에서는 현금 창구로 활용되는 한투캐피탈의 신용도 하락과 함께 자산 건전성 개선 노력없는 한투증권의 자본확충 효과에 대한 우려를 내놓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AA-/안정적)는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한국투자증권(AA/안정적)에 대한 4000억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납입일은 오는 29일이며 발행 신주는 8000주다. 증자 대금은 한국투자캐피탈(A/안정적)로부터 수취하는 배당금 수익 3800억원을 통해 대부분 충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투증권은 이번 증자로 지난 1분기말 7조6100억원이던 자기자본 규모는 8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이에 따라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IMA는 고객에게 예탁받은 금액을 모아 운용하고 수익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계좌로 기업금융(IB)에 조달자금의 70% 이상을 투입할 수 있다. 현재 IMA 사업 추진은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하게 가능하지만 관련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은 탓에 사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문제는 한투증권 유상증자의 재원 마련 창구로 활용되는 한국투자캐피탈의 경우 신용도에 직접적인 부담 요소가 생기게 됐다.

한투캐피탈은 한투증권의 증자 결정 당일 이사회를 열고 3800억원 규모 중간배당을 결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배당 대상은 지분 전량을 보유한 한국금융지주다.

결국 최상위의 한국금융지주가 계열사 한투캐피탈의 중간배당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또 다른 계열사 한투증권 유상증자에 투입하는 구조다.

오유나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한투캐피탈은 지난 3월 4400억원의 유상증자로 자본 완충력이 크게 제고되면서 부동산금융자산의 손실 대응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했었다. 하지만 과거 유입된 유상증자 대금 대부분이 이번 중간배당으로 사용됨에 따라 부동산 경기 변동성에 따른 실적 변동성과 유동성 대응 부담이 재차 확대됐다"고 전일 밝혔다. 이어 "이는 한투캐피탈의 신용도 부담요인으로 향후 재점검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금융지주로 배당하는 금액 3800억원은 한투캐피탈의 자산 및 자본규모를 감안할 때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올해 1분기 기준 한투캐피탈의 자산 총계는 5조3936억원, 자본 총계는 1조2530억원에 달한다. 기업의 타인자본 의존 정도를 나타내는 레버리지 배수는 중간배당 이전 4.3배에서 중간배당 후 5.7배로 확대된다.

지원 주체인 한국금융지주와 지원대상인 한투증권에 대한 우려다 이어졌다.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지난 1분기 한투캐피탈에 4400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에 4200억원의 자금 지원을 단행했다. 한투증권의 자본 확충까지 감안하면 자회사 전반에 걸친 지원 부담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한투증권 역시 증자를 통해 단기적인 위험 부담에서는 벗어나겠지만, 중장기적 안정성 제고를 위해서는 본질적인 위험자산 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투증권은 증권업황 악화로 최근 시장위험액 및 신용위험액 등 총위험액이 증가하는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 영업용순자본은 2021년 6조6508억원, 2022년 6조8102억원, 올해 1분기 6조8456억원으로 지속 증가하고 있지만, 총위험액이 2021년 3조4752억원, 2022년 4조744억원, 올해 1분기 4조3263억원으로 빠른 속도로 확대되면서 자본 확충이 필요해졌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증권사의 자본 규모는 영위 가능한 업무 범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자본 규모가 클수록 위험인수여력, 영업순수익 창출력이 대체로 비례해 충분한 자본을 보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투증권의 경우 자본 확충으로 영업력 확대, 자본완충력을 제고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브릿지론, 기업대출 등을 중심으로 투자은행(IB) 투자자산의 자산건전성 지표가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으로 계약금대출, 브릿지론의 본PF 미전환리스크 등 부동산금융 관련 위험에 따른 부실화 위험도 높아져 있어 관련 지표를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hyeinj@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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