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3만원이잖아요, 7만원까지 갑니다”…58억 챙긴 ‘사기 유튜버’
최예빈 기자(yb12@mk.co.kr), 최희석 기자(achilleus@mk.co.kr)
입력 : 2023.06.22 19:09:21 I 수정 : 2023.06.22 19:31:36
입력 : 2023.06.22 19:09:21 I 수정 : 2023.06.22 19:31:36
檢, 슈퍼개미 유튜버 대거 기소
구독자 55만명 슈퍼개미
“3만원대 주가 7만원 간다”
미리 매수한 종목 반복 추천
거래 속이려 CFD계좌 이용도
유료 카톡 리딩방도 성행
지분매각 허위정보로 현혹
투자자 300명 150억 피해
구독자 55만명 슈퍼개미
“3만원대 주가 7만원 간다”
미리 매수한 종목 반복 추천
거래 속이려 CFD계좌 이용도
유료 카톡 리딩방도 성행
지분매각 허위정보로 현혹
투자자 300명 150억 피해

유료 회원으로 가입하려고 하자 수백만원의 돈을 요구했고, 이 씨는 투자를 고민 끝에 포기했다. 고수익을 올릴 수 있을지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은데다 당시 주식시장 분위기도 좋지 않았던 덕분에 피해를 입지 않은 셈이다. 이처럼 개미들을 현혹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 등지에서 성행한 ‘주식리딩’이 불공정거래 수단으로 전락하자 검찰이 칼을 뽑았다. 주식리딩방·유튜브 운영자들은 회원이나 시청자들을 시세조종의 도구로 활용했다. 이 과정에서 단순 이용자들도 범행에 연루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당부의 목소리가 나왔다.
22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채희만)는 주식 리딩을 악용한 선행매매 등 사기적 부정거래 사건 4건을 집중적으로 수사해 6개월간 6명을 재판에 넘겼다. 선행매매는 리딩방·유튜브 운영자가 특정 종목의 주식을 미리 매수한 사실을 숨기고 리딩방 등 이용자들에게 그 종목을 고가 매수하라고 추천한 뒤, 자신은 시세차익을 얻는 사기적 부정거래 수법을 뜻한다.

다수의 주식전문 방송에 출연한 송 모 씨(37)는 자신이 방송에서 추천한 63개 종목을 선행매매한 혐의를 받는다. 송 씨는 방송작가를 통해 다른 주식방송 출연자가 추천할 종목까지 알아내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그는 유료 리딩방을 운영하며 원금 보장을 약속하고 133억원의 투자금을 모집해 투자하기도 했다. 다만 김씨와 송씨는 법원에서 구속영장을 기각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무료 카카오톡 리딩방을 이용해 선행매매한 양 모 씨(30)는 구속기소됐다. 양씨는 공범 안 모 씨(30), 신 모 씨(28)와 10~20개 리딩방을 동시에 운영하며 28개 종목을 추천하고 3억64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제 관련 TV방송에도 출연한 양씨는 국내 증권사가 주최하는 실전 주식투자대회에서 선행매매 방식으로 수익률 1위를 달성했으나 범행이 발각돼 수상자격이 박탈되기도 했다.
구속기소된 또다른 김 모 씨(28)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료 카카오톡 리딩방에서 주가조작 세력이 B사의 최대주주 지분 매각 과정에 개입해 주가를 올린다고 매수를 추천했다. 김 씨의 말을 듣고 주식을 매매한 회원들은 주식이 급락하면서 15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현재 김 씨를 이용해 주가를 상승시킨 주가조작 세력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김 씨는 이들로부터 이들로부터 회원 모집 성과급 2억원도 챙겼다.
검찰 관계자는 “기존에 기소된 피고인 5명이 얻은 부당이득에 대하여 모두 추징보전 결정을 받았고 송 씨에 대해서도 기소와 동시에 추징보전 명령을 청구해 범죄수익을 철저히 박탈했다”며 “앞으로도 불법 주식리딩 관련 불공정거래행위를 철저히 수사해 관련자들을 구속수사하고 범죄수익을 박탈하는 등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용자도 범행에 연루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주식 리딩방 피해 관련 상담 건수는 2018년 7625건에서 지난해 1만8276건으로 2.5배나 증가했다. 유사투자자문업체 수도 급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사투자자문업체 수는 2020년 1254개에서 올해 5월 현재 2139개로 70%가량 증가했다. 유사투자자문업체는 금융당국에 신고만 하면 영업을 할 수 있는 업체로 ‘투자 자문’이라는 문구를 법인명에 쓸 수 없고, 일대일 자문도 할 수 없다.
금융감독원도 불공정거래에 대한 단속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금감원은 올 연말까지 특별단속반을 구성해 투자설명회 현장 단속, 유사 투자자문업자에 대한 일제·암행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같은 기간 이른바 ‘주식 리딩방’에 대한 집중 신고 기간도 함께 운영한다. 또 불법 공매도, 사모 전환사채(CB)·이상과열 업종 관련 불공정거래 기획조사를 지속하고, 상장사 대주주의 내부 정보 이용 등 신규 기획조사도 발굴할 계획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4월 발생한 동반하한가 사태를 촉발한 CFD계좌를 통한 거래내역을 전수조사해 관련 내용을 금융감독원에 통보하기로 했다. 거래소는 4500개 CFD 계좌의 전수 조사를 위해 시장감시본부 직원 20명을 투입해 CFD 계좌를 점검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했고 최대 10년 치 거래를 전수 검증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0일 임원 회의에서 “증권사, 자산운용사, 사모펀드(PEF) 등 자본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금융투자회사의 불건전 영업행위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신속하고 철저한 대응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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