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신탁 논란 'KB·하나' 특정 법인 고객 특혜 여지도
입력 : 2023.06.23 10:08:10
제목 : 랩·신탁 논란 'KB·하나' 특정 법인 고객 특혜 여지도
업황 악화에 특정 투자자만 손실 만회...SK·포스코 등 거론
'CFD·랩신탁' 내부 리스크관리, 컴플라이언스 체계 재점검 필요성 대두[톱데일리] 랩(Wrap)어카운트 자산 불법 운용 의혹을 받고 있는 KB증권, 하나증권이 특정 대기업집단소속 법인에만 손실을 만회할 특혜를 부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차액결제거래(CFD)에 이어 랩·신탁 이슈까지 불거지면서 증권사의 내부 리스크 관리 및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 체계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B증권과 하나증권은 최근 증권가에 불거진 랩·신탁 불법운용 의혹의 핵심이 된 곳들이다. 채권시장 경색으로 머니마켓랩(MMW), 특정금전신탁(MMT) 등 랩·신탁 자산 손실이 커지자 손실을 숨기기 위해 불법 소지가 있는 '만기 불일치(미스매칭), 자전거래' 등의 방법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KB증권 등이 3개월짜리 안전자산에 투자하겠다고 법인 고객을 유치한 후 실제로는 만기가 긴 채권에 투자했다고 보고 집중 수사에 나섰다. 여기에 지난해 기준금리가 뛰면서 장기채 가격이 폭락하고,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평가손실이 발생하자, KB증권이 해당 장기채를 하나증권에 있는 KB증권 신탁 계정에 파킹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증권은 장기채의 손실을 반영하지 않기 위해 시가가 아닌 장부가로 사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이들이 국내 특정 대기업 고객의 자산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 같은 수법을 쓴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특혜를 누린 대기업으로 SK그룹과 포스코그룹이 거론된다.
포스코그룹은 KB증권과 오랜 기간 돈독한 관계를 이어온 기업집단이다. KB증권은 2021년 포스코그룹 계열사가 발행한 모든 회사채에 인수단으로 참여했으며, 2021년과 2022년 통틀어 포스코그룹이 발행한 회사채의 가장 많은 물량을 인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SK그룹과는 최근 SK이노베이션 회사채 발행으로 대규모 거래를 트면서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외에도 올해만 SK디스커버리, SK네트웍스 회사채 대표 주관을 맡았다. 지난해에는 KB증권이 SK그룹의 SK쉴더스, 원스토어 상장 주관을 맡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A증권사 고위 임원은 "KB증권과 하나증권의 랩·신탁 불법운용 의혹은 채권시장이 전체적으로 악화된 상태에서 특정 고객의 계좌만 손실을 최소화하는 특혜를 제공했다고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증권사의 운용부서와 더불어 증권발행시장(ECM) 및 채권발행시장(DCM) 등 각종 사업부서의 핵심 거래처인 국내 특정 대기업에게 특혜를 주려다가 사단이 난 것"이라며 "국내 대규모 법인 고객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무리한 방법을 써 손실을 최소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KB증권 관계자는 "현재 금감원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당시 사항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지난 4월 CFD 이슈에 이어 이번 랩어카운트까지 문제가 불거지면서 내부관리체계의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4월 불거진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사태와 관련해 키움증권, KB증권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들이 SG증권 폭락사태의 핵심인 라덕연 H투자자문업체 대표 일당에게 CFD상품을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라덕연 일당은 투자자들의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한 후 투자자 모르게 CFD 계좌를 만들고 이후 같은 세력끼리 매매하며 주가를 움직이는 수법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나증권 역시 SG증권발 CFD 이슈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금감원은 지난 5월부터 하나증권의 신탁, 랩어카운트 거래를 조사하면서 CFD 거래도 검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CFD 거래 과정에서 하나증권이 개인 전문투자자 규정을 충실히 지켰는지, 고객 주문 정보 이용 및 내부 임직원의 연루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하나증권은 CFD로 인한 법무법인 집단 소송 대상에 포함된 곳이기도 하다. 법무법인 이강, 대건,원앤파트너스, 한누리 등은 하나증권 등 증권사 5곳을 상대로 CFD 계좌 개설 등과 관련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B 증권사 관계자는 "KB증권은 최근에 증권사들의 수수료담합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며 "올해만 여러 이슈에 휩싸인 만큼 내부 리스크 관리나 컴플라이언스 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이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hyeinj@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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