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세상] "이게 나라고?"…실제 사진인 줄 알았는데 AI가 만들었다

사진관 가지 않아도 프로필 사진 만들어 주는 AI이용자들 "마음에 쏙!" vs "이건 내가 아니잖아?""취업 이력서에 AI프로필 활용하는 것은 지양해야"
조서연

입력 : 2023.06.26 07:00:03
(서울=연합뉴스) 조서연 인턴기자 = "'셀카'를 올리면 인공지능(AI)이 배우 프로필같이 예쁜 사진을 만들어 준다길래 해보니 진짜 연예인 닮았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AI가 만든 사진으로 주민등록증 사진을 바꾸고 싶을 만큼 마음에 쏙 들어요" (대학생 A씨의 'AI프로필' 이용 후기) 요즘같이 더운 날, 사진관에 직접 가지 않아도 집에서 프로필 사진을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AI프로필'을 이용하면 언제 어디서나 프로필 제작이 가능하다.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각종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는 'AI프로필 생성 후기'가 우후죽순 올라오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에 'AI프로필'을 검색하면 이용 후기를 다룬 게시글이 2만 건이 넘는다.

'AI프로필'이란 자신의 셀카 10∼20장을 넣은 후, 입력된 이미지를 통해 AI가 다양한 컨셉의 이미지 사진을 제작해 주는 인공지능 서비스다.

AI프로필 제작을 위해 필요한 일상 사진
네이버 계열사의 사진 애플리케이션 스노우(SNOW)가 지난달 25일 출시했다.[스노우 캡처]

1시간 이내 사진을 받아보려면 6천600원, 24시간 내 받아보려면 3천300원의 요금을 결제해야 하는 유료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이용자가 몰리며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유홍식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AI프로필은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멋지고 간편하게 남길 수 있는 기록성과 편리성을 갖추고 있어,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라며 "이처럼 이미지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은 젊은 세대에게 재밌는 놀이문화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 AI프로필 이용자 반응 엇갈려…실물과 다르다는 의견↑ AI프로필은 화장하지 않은 얼굴을 넣어도 화장한 얼굴의 사진을 제작해 준다.

보정하지 않은 맨얼굴을 넣었을 때 AI가 어떤 프로필을 제작해 주는지 기자가 직접 이용해 보니, 전문 사진관에서 촬영용 헤어·메이크업을 받고 촬영한 것처럼 30장의 다양한 콘셉트로 사진이 생성됐다.

10분 만에 프로필 사진이 생겼다.
화장하지 않은 얼굴을 올려도 '풀메이크업' 프로필을 만들어준다.평소 어깨 밑까지 내려오는 장발인 기자의 머리도 단발머리로 표현됐다.

AI프로필의 주 소비층인 20대 여성 50여 명에게 AI프로필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대체로 과한 보정이 들어간 결과물에 대해 호불호가 갈리는 모습이었다.

직장인 전나원(24) 씨는 "AI프로필이 다양한 분위기와 헤어스타일로 사진을 생성해 주기 때문에 어떤 머리가 내게 잘 어울리는지 비교해 볼 수 있어 좋았다.

핸드폰으로 간편하게 프로필을 만들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사진관에서 프로필 촬영을 하려면 약 15만∼20만 원가량의 돈을 지불해야 하지만, 해당 앱을 사용하면 저렴한 가격에 프로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AI프로필의 장점이다.

반면 개인마다 다른 외적 특성을 담아내지 못해 아쉽다는 이용 후기도 많았다.

중앙대학교에 재학 중인 조연희(22) 씨는 "사진을 봤는데 누군가 싶었고, 내 얼굴에 대한 개성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AI가 내 얼굴을 모아 결과물을 냈다기보다는, 틀에 얼굴을 짜 맞춘 느낌이었다"고 토로했다.

마케팅 업계에서 근무하는 변민지(24) 씨도 "사진관에 가서 촬영하는 것보다 저렴하긴 하지만, 프로필 사진은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불만이 나오는 것"이라며 "SNS로 인해 늘어난 과시와 동조현상이 아니었어도 AI프로필이 유행했을까 싶다"고 말했다.

다양한 콘셉트로 제작되는 AI프로필
위 사진은 모두 사진관에서 촬영한 사진이 아니라, 평소 가지고 있던 셀카를 올려 집에서 제작된 사진이다.[본인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AI프로필이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천대학교에 재학 중인 한송희(22) 씨는 "AI프로필은 타인의 사진에 합성하는 기분이 들어 거부감이 들고, 요즘 딥페이크(AI 기반 인간 이미지 합성기술) 범죄도 자주 발생하고 있어서 (AI프로필을) 사용하는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유홍식 교수는 "사진 도용, 딥페이크 악용 소지는 AI프로필을 본인의 블로그, SNS에 올리는 것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면 철저하게 개인이 소장 가치를 가지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

SNS에 공개하는 순간 나의 프로필 사진이 아니라 만인의 공유 사진이 되고 범죄에 도용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 "AI프로필, 이력서에 사용해도 되나요?" 이용자 일부는 AI프로필이 실물보다 낫다며 "주민등록증 사진을 AI프로필로 바꾸고 싶다", "AI프로필을 이력서에 사용하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취업 전문가들은 과한 보정이 들어간 AI프로필을 공적 증명서와 취업 이력서에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취업정보 사이트 사람인 관계자는 "과한 보정이 들어간 AI프로필을 취업에 활용하는 것은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지원서에 사진을 요구하는 기업의 경우, 본인 확인을 위한 목적도 있으니 실물과 일치하는 사진을 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람인이 지난 2019년 기업 383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곳 중 4곳(38.1%)이 과도한 보정을 한 사진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MZ세대는 나와 많이 다른 아바타라고 하더라도 하나의 개성으로 인정하는 면이 있어 AI프로필에 호의적이지만, 기성세대는 이에 친숙하지 않아 거부감이 들 수 있다.

주민등록증과 같이 신분 확인이 필요한 사진에 이를 사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젊은 세대는 변신한 것 같은 '나'에 대해 수용적인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AI프로필의 유행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tjdus7605@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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