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시가총액 200조원을 돌파한 SK하이닉스에 대한 증권사들의 눈높이가 연일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쥔 SK하이닉스의 실적 성장세에 주목하며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25일 오전 10시 5분 현재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일 대비 9000원(3.23%) 오른 28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주가는 장중 4.67% 급등한 29만15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오는 26일 ‘반도체 풍향계’로 불리는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간밤 미국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3.77%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약 40%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전날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어섰다.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휴전 합의 발표에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SK하이닉스 주식을 1조7108억원어치 사들이며 순매수 1위 자리에 올려놨다. 지난달에도 1조5473억원 순매수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집중 매수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도 목표주가 상향이 이어졌다. 이날 한국투자증권(32만원→34만원), KB증권(28만원→34만원), 삼성증권(25만원→34만원) 등 3곳이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34만원으로 올려 잡았다.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이며 차별화된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1분기 메모리 역사상 처음으로 디램 매출 기준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위를 유지할 것”이라며 “불리한 달러·원 환경은 실적 측면에서 단기적인 부담 요인이지만 펀더멘탈을 약화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에는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시현하며 4분기까지 증익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반도체 업종은 품목별 관세 부과 가능성과 상반기 메모리 반도체 선행 구매 집중 등으로 하반기 수요 불확실성이 상존하지만, 향후 SK하이닉스는 실적 차별화로 경쟁력 격차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도 이익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전히 사이클 후반 ‘피크아웃’ 우려는 남아있지만, 목표가 34만원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의 변화 없이 내년 이익을 주가에 선반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AI) 서버의 물량에 대한 협상이 진행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미 내년 업황에 집중되고 있다”면서 “최근 주가 상승이 멀티플 디스카운트 해소에 가까웠다면, 앞으로의 추가적인 상승은 내년 이익과 순자산 반영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