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주게임즈코리아 폐업, 손해배상금 회피 목적?

입력 : 2023.06.27 16:54:16
제목 : 유주게임즈코리아 폐업, 손해배상금 회피 목적?
본사 시총 3조, 웹젠에 손해배상금 10억 지급 안하고 파산신청

[톱데일리] 중국 게임 유통사(퍼블리셔) 유주인터랙티브의 한국 지사가 문을 닫았다. 설립 6년 만이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유주인터랙티브 한국 지사인 유주게임즈코리아는 지난 5월 초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를 받았으며 현재 잔여재산 분배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 파산이 채권을 변제 받기 위한 채무자 신청으로 진행되지만 유주게임즈코리아는 스스로 법원에 파산을 요청했다.

유주게임즈코리아의 한국 철수는 국내 게임사 웹젠과의 소송 결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9년 웹젠은 유주게임즈코리아가 출시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블랙엔젤'이 웹젠의 MMORPG '뮤온라인'의 요소를 모방해 지식재산권(IP)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법원은 지난해 7월 유주게임즈코리아가 웹젠에 10억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유주게임즈코리아가 항소하지 않으면서 판결은 확정됐다.

하지만 웹젠은 현재까지 손해배상금을 수령하지 못했다. 소송 당사자인 유주게임즈코리아가 폐업하면서 웹젠이 배상금을 받아낼 방법이 묘연해졌다. 유주게임즈코리아는 파산관재인을 통해 컴퓨터, 모니터 등 잔여재산을 매각하고 있지만, 이들 자산 매각가는 수백만원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유주게임즈코리아에 결제 서비스를 제공했던 다날도 채권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유주게임즈코리아가 상사채권도 변제하지 않은 상태로 폐업을 결정한 것이다.

웹젠 관계자는 "유주인터랙티브 홍콩법인이 유주게임즈코리아 청산 시 잔여재산을 분배받을 수 있는 최우선 채무자로 확인된다"며 "잔여재산을 본사 측에 귀속시키기 위해 사전작업을 진행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유주게임즈코리아는 지난 2018년 2월 설립됐다. 한국 지사 설립을 두고 중국 유력 퍼블리셔 유주인터랙티브가 한국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 2020년 유주게임즈코리아는 '클래시 붐', '시 노니스', '왕좌의게임:윈터이즈커밍' 등 다수의 게임을 국내에 서비스하면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영향력을 확대했다.

하지만 해를 지나면서 유주게임즈코리아의 게임 출시는 점차 뜸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유주게임즈코리아가 국내 선보인 게임 중 일부가 출시 채 1년이 되기 전에 서비스를 종료되거나, 게임 서비스 종료 직후 비슷한 게임이 재출시 되면서 유주게임즈코리아는 '먹튀'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일각에선 유주인터랙티브 창업자의 사망이 유주게임즈코리아 사업 동력 저하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주인터랙티브 창업자 린 치 회장은 2020년 말 독극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다. 해외사업전략을 결정해야 할 사령탑이 부재하게 되면서 유주게임즈코리아의 활력이 저하됐다는 얘기다.

유주인터랙티브는 중국 심천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으며 시가총액은 3조원에 달한다. 거대 중국 게임사가 국내에서 손해배상금 및 상사채무를 변제하지 않고 폐업했다는 사실은 향후 중국 게임 회사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성실히 사업을 영위하는 중국 게임회사들이 적지 않음에도, 일부 회사들이 중국 게임 회사 전반에 대한 신뢰도를 하락시키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국 지사는 철수했지만 유주인터랙티브는 국내에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유주게임즈코리아가 국내 서비스하던 게임들의 퍼블리셔는 유주인터랙티브의 싱가포르 법인(Yoozoo Singapore Pte.)으로 변경됐다. 유주인터랙티브 싱가포르 법인은 지난 5월 자체 개발한 모바일 MMORPG '데빌노트:보물 헌터'를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원스토어 등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마켓을 통해 국내 출시했다. 유주인터랙티브 싱가포르 법인의 대표는 유주게임즈코리아 지사장과 동일인으로 전해진다.





톱데일리
신진섭 기자 jshi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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