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3세 리포트] '승계 핵심 키' 한화에너지의 더딘 자산가치 확대
입력 : 2023.06.30 08:10:07
제목 : [한화 3세 리포트] '승계 핵심 키' 한화에너지의 더딘 자산가치 확대
2015년부터 승계 밑작업…한화임팩트 IPO, 니콜라 투자 실패로 기회 두 차례 놓쳐
한화오션 시작으로 다시 움직임…㈜한화 지분율 극대화할 '묘수' 만들까[톱데일리] 한화 오너 3세의 그룹 승계 핵심키는 단연 '한화에너지'다. 오너 3세들이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어 이를 잘만 활용하면 그룹의 지배구조 핵심인 ㈜한화의 지배력을 비교적 손쉽게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도 오래전부터 이를 염두에 두고 사업을 확장했다. 그룹이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신규사업을 한화에너지에 집중시켜 몸집 불리기를 도왔다. 다만 한화에너지의 자산 가치가 더디게 확대되면서 최종 승계 작업을 마무리 짓기까지는 일정 기간이 더 필요할 듯 보인다.
한화에너지는 오너 3세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50%,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이 각각 나머지 25%씩의 지분을 갖고 있다.
오너 3세들이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면서부터 한화에너지의 그룹내 위상이 달라졌다. 한화임팩트(옛 한화종합화학) 인수구조만 봐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2015년 삼성과 한화그룹의 빅딜 과정에서 한화에너지는 총 5368억원을 투자해 한화임팩트 지분 30%를 확보했다.
다만 계획한 만큼의 효과는 쉽게 나타나지 않았다. 한화임팩트의 경우 삼성과 한화그룹의 빅딜 때부터 기업공개(IPO)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 및 투자금 회수를 계획했다. 2021년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면서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우량기업이 유가증권시장에 빠르게 입성할 수 있도록 하는 패스트트랙(간소화) 제도를 활용하며 상장에 적극적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원하는 기업가치를 받지 못하자, 한화그룹은 한화임팩트의 IPO를 결국 철회했다. 대신 다음을 기약하며 기존 주주인 한화에너지는 한화솔루션과 함께 삼성물산, 삼성SDI가 빅딜 때부터 보유하고 있던 지분 24.1%를 1조원에 사들였다.
오너 3세가 다음으로 도전한 투자는 미국 수소 트럭 업체 '니콜라'다. 오너 3세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니콜라의 사업성을 높게 보고 한화임팩트, 한화에너지를 통해 그린니콜라홀딩스라는 자회사를 세워 1억달러(1300억원)를 투자했다. 곧이어 니콜라는 '제2의 테슬라'로 거론되며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비상장 시점부터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한화그룹은 니콜라 지분가치가 7배까지 불어났다.
하지만 2020년 공매도 업체인 힌덴버그리서치가 니콜라의 기술력과 양산차 생산 가능성에 의혹을 제기한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사기 의혹에 휩싸였고 주가는 연일 바닥을 찍었다.
심지어 지난달에는 나스닥으로부터 상장폐지 통보를 받았다. 니콜라 주가가 지난 30일간 1달러 미만에서 거래가 이뤄진 탓이다. 한화그룹은 2021년 보유주식 2213만주 중 절반인 1106주를 매각해 5360만달러를 회수했다. 이후 또 한 차례 지분 매각으로 8000만달러를 회수했으며, 이달 상장폐지 통보까지 이어지자 한화그룹은 남은 니콜라 주식을 전량 처분했다. 한화그룹이 1억달러를 투자해 5년 만에 회수한 금액은 약 1억4000만달러(1840억원)로 전해진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본전 수준에 그쳤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에이치솔루션과 한화에너지 재무지표에서 역시 자산 증식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오너 3세의 주요 계열사인 에이치솔루션, 한화종합화학의 연결 기준 자산총계는 2019년 말 8조2662억원에 달했다. 한화에너지(모회사 에이치솔루션 역합병)는 2022년 연결(한화임팩트 포함) 기준 자산총계가 과거보다 3조원 증가한 11조3198억원을 기록했다. 비교 대상인 ㈜한화의 연결 기준 자산총계가 같은 기간 2019년 182조2862억원에서 2022년 말 211조1753조원으로 약 29조원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한화그룹은 '한화오션' 인수에 한화에너지 계열을 대거 참여시키면서 자산가치 높이기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원), 한화시스템(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원), 한화컨버전스(300억원), 한화에너지코퍼레이션(700억원) 등이 각각 한화오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 중 한화에너지 계열은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컨버전스, 한화에너지코퍼레이션 등으로, 한화오션 인수에 총 5000억원을 투입했다. 한화임팩트파트너스는 한화임팩트 100% 자회사인 한화임팩트글로벌이 주식 전량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회사다. 한화컨버전스와 한화에너지코퍼레이션은 한화에너지 100% 자회사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이 승계 문제 해결을 위해 오너 3세가 직접 지분을 보유한 한화S&C, 에이치솔루션, 한화에너지 등의 자산가치를 높이기 위해 꾸준히 시도해 왔다"며 "앞으로도 ㈜한화와 합병 등을 준비하기 위해 한화에너지를 둘러싼 IPO, M&A 등 변화가 늘어날 것으로 예견된다"고 언급했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hyeinj@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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