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조달 LG엔솔·SK이노, 엇갈린 희비
입력 : 2023.06.30 17:34:38
제목 : 1조 조달 LG엔솔·SK이노, 엇갈린 희비
5000억 회사채 수요예측에 4.7조 몰린 LG에너지솔루션 '웃고'
1.2조 유증 발행 공시에 주가 14% 하락한 SK이노베이션 '울고'[톱데일리] 1조원대 대규모 자금 조달을 추진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희비가 엇갈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5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4조7000여억원의 자금이 몰리면서 당초 계획의 두 배인 1조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1조2000억원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 발표로 주가가 연일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9일 5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1000억원 규모 2년물에 1조1350억원, 2000억원 규모 3년물 회사채에 1조7400억원, 2000억원 규모 5년물 회사채에 1조8450억원의 물량이 각각 몰렸다. 전체 물량으로 따지면 5000억원 발행 회사채 수요예측에 4조72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회사채 수요예측 역사상 최대규모의 매수주문을 기록했으며, 각 트랜치별 경쟁률은 2년물 11.35대 1, 3년물 8.7대 1, 5년물 9.23대 1에 달했다.
기관투자가들의 호응에 힘입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9일 계획했던 물량의 두 배인 1조원으로 회사채를 증액 발행키로 결정했다. 2년물은 1250억원으로, 3년물과 5년물은 각각 3700억원, 5050억원 규모로 발행하기로 정해졌다.
금리 역시 민평금리(민간 채권 평가사 평가 금리)보다 낮은 수준에서 정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AA급 3년물 민평금리 대비 -30bp(베이시스포인트, 1pb=0.01%포인트)에서 +30bp를 가산한 이자율을 제시했다. 그 결과 2년물은 -15bp, 3년물은 -14bp, 5년물은 -33bp에 모집물량을 채웠다. 최종금리는 민평금리 대비 2년물 -15bp, 3년물 -11pb, 5년물 -20bp로 결정했다.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원활히 사업 자금 마련에 성공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 중 7500억원은 타법인 증권 취득 목적, 5000억원은 운영자금 목적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전기차 배터리 설비 증축으로 매년 조단위 설비투자금을 투입하는 가운데 성공적으로 여유자금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같은 1조원대 자금 조달에 SK이노베이션은 울상을 짓고 있다. 비슷한 시기, 비슷한 규모로 자금조달 계획을 발표했지만, 주주들의 차가운 반응으로 주가 하락을 겪고 있어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3일 SK이노베이션은 1조1777억원 규모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증자비율은 8.7%로, 예정 발행가는 14만3800원으로 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유상증자 배경에 대해 "미국 현지 생산 세액공제(AMPC) 효과 및 해외 사업장 생산성 향상으로 회사의 기업가치 재평가가 기대된다"며 "이를 바탕으로 주주 여러분들께 신주인수권을 보장하고자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주주들의 투자 심리는 싸늘하다. SK이노베이션은 유상증자 발표 바로 다음 거래일인 지난 26일, 전일 대비 6.08% 하락한 17만1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후에도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전일 종가 기준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유증 발표 전보다 13.5% 하락한 15만8000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날에는 15만8500원으로 거래를 마감하면서 전일대비 0.32% 소폭 반등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이 투자하는 수소 암모니아(924억원 규모), 폐기물 활용한 지속가능 항공연료(SAF) 생산(2244억원), 차세대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확보(924억원) 등 신사업 결과는 2025년 이후 나타나기 때문에 기업가치 개선 효과가 본격화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며 "자회사 SK온의 상장전투자유치(프리IPO)가 이어짐에 따라 SK온에 대한 지분율이 지속 희석되는 것이 불가피한 점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강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마켓퍼폼(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대주주 SK㈜의 참여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점도 유증 흥행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대주주인 SK㈜의 지배력 약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SK㈜는 이번 유증으로 239만6244주를 배정 받는다. 배정 물량 전부 참여할 경우 SK㈜가 투입해야 하는 자금은 약 3500억원이다. 만약 SK㈜가 이번 유증에 단 한 주도 참여하지 않는다면 SK㈜의 지분율은 기존 34.9%에서 32.1%로 낮아진다.
게다가 대주주인 SK㈜가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일반주주들이 이번 1조2000억원 규모 유증 물량을 전부 감당해야 한다. 아울러 일반공모 배정분 주식수마저 미달하는 경우, 대표 주관사인 증권사들이 개별 인수 의무 주식 수에 따라 물량을 떠안는다. 참고로 SK이노베이션의 이번 유증은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주관을 맡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의 참여 여부 는 계속해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자사주 관련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서도 SK이노베이션 내부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hyeinj@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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