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연내 IPO' 문제없나
입력 : 2023.07.03 16:13:03
제목 : 케이뱅크, '연내 IPO' 문제없나
수익성·건전성 지표 악화…업비트 의존도는 낮아져
여전한 IPO 의지…"대외적 상황 고려해 상장 추진"[톱데일리] 지난해 투자 심리 악화로 철회한 후 올해 다시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케이뱅크가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가 모두 악화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올해 1분기 104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245억원)과 비교하면 57.5%나 감소한 수치다. 인터넷은행 가운데 순이익이 줄어든 건 케이뱅크 뿐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같은 기간 52.2% 늘었고, 토스뱅크는 적자 폭이 크게 줄어 최저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엄청난 성장세를 보였다. 출범 이후 1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 2021년에는 출범 4년 만에 처음으로 226억원의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2022년에도 ▲1분기 245억원 ▲2분기 213억원 ▲3분기 256억원 ▲4분기 122억원 등 연이어 순이익을 거두며 호실적을 이어갔다.
수익성이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한 건 올해부터다. 케이뱅크는 대손충당금을 늘린 탓에 수익성이 다소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실제 케이뱅크의 올해 1분기 충당금 적립액은 60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약 400억원 늘었다.
일시적 충당금을 제외하더라도 수익성 지표 자체가 하락한 것은 부담이다.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을 보면 케이뱅크는 올해 1분기 말 2.28%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에는 2.34%로 1년 사이 6bp(100bp=0.01%p)가 떨어진 셈이다. 지난해 연간 NIM(2.51%)과 비교하면 23bp 감소했다. 인터넷은행 가운데 NIM이 줄어든 건 케이뱅크가 유일하다.
NIM은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예대마진'을 기반으로 작성되는 지표인데 케이뱅크의 경우 올해 예대마진이 급격하게 나빠졌다. 케이뱅크의 올해 3월 말 기준 이자수익은 203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9.6%나 늘어났다. 하지만 같은 기간 이자비용은 146억원에서 1005억원으로 586% 이상 급증했다.
기준금리가 상승하면서 인터넷은행 뿐 아니라 시중은행, 저축은행 등이 금리 경쟁에 뛰어들었는데, 케이뱅크가 업계에서도 눈에 띄는 파격적인 예금금리를 제시한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케이뱅크의 파킹통장인 '플러스박스' 금리는 연초 3.00%에 달했다. 같은 상품에 카카오뱅크는 연 2.4%를, 토스뱅크는 2.00~2.80%의 금리를 각각 제시했다.
케이뱅크가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예금금리를 제시하고 있는 건 '업비트'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선택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0년 6월 업비트와 실명계좌 계약 제휴를 맺으며 고객수가 급격하게 늘어남과 동시에 예수금도 급증했다. 지난해 초, 전체 예수금 가운데 절반 가량이 업비트에 예치한 현금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지난해 상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업비트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지적받은만큼 예금금리를 올려서라도 일반 수신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최근 업비트 관련 예금보다 일반 예금이 전보다 많이 늘어난 상태"라며 "사실 업비트 관련 예금이 제휴 이전보다 크게 늘어났고, 인지도 상승 효과를 누린 건 맞지만 케이뱅크 이자이익 가운데 업비트 관련 이익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선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려야 한다. 하지만 최근 자산건전성 지표들이 악화되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케이뱅크는 올해 말까지 중저신용자 대 출을 32%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었다. 하지만 실제 추진 결정은 이와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신용점수 650점 이하의 저신용자 대상 신규 신용대출 취급을 중단하고, 마이너스 통장 신규 판매도 중단했다. 게다가 신용점수 750점 이하의 중신용자에 대한 금리도 8%대로 매우 높게 적용했다.
사실상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돈을 빌려주지 않겠다는 의미인데, 이는 건전성을 지키기 위한 이유였다. 케이뱅크의 연체율은 지난해 1분기 0.48%에서 ▲2분기 0.52% ▲3분기 0.67% ▲4분기 0.85% 등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NPL비율도 ▲1분기 0.64% ▲2분기 0.60% ▲3분기 0.76% ▲4분기 0.95%로 지속 상승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케이뱅크는 건전성 방어에서 유의미한 수치를 거두진 못했다. 케이뱅크의 올해 1분기 연체율은 0.82%로 3개월 전과 비교해 0.03%p 개선에 그쳤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94%로 0.01%p밖에 낮추지 못했다.
자본적정성까지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역시 부담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케이뱅크의 BIS자기자본비율은 13.55%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9월 19.82%의 높은 BIS비율은 기록한 이후 매 분기 지속 악화되면서 1년 반도 채 되지 않아 6.27%p나 떨어진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자본확충 방안을 마련할 수 없는 상태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1년 1조원이 넘는 유상증자를 진행했 지만, 최대주주인 비씨카드와 재무적투자자(FI) 사이에 맺고 있는 '동반매각청구권(드래그 얼롱)' 때문에 FI들이 투자한 금액인 7250억원 만큼을 BIS비율 산정에서 제외한 상황이다. IPO를 통해 해당 리스크가 사라져야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케이뱅크의 수익성 하락은 장외 거래소에도 반영되고 있다.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인 서울거래 비상장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전일(6월 30일) 종가는 920원이다. 지난해 상장 기대감으로 한때 1만8000원대가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난 셈이다. 이에 따른 추정 시가총액은 3조4000억원대로, 케이뱅크가 희망하는 기업가치인 7조원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케이뱅크 자체의 기초체력은 충분히 끌어올린 상태로 IPO에 대한 의지는 여전하다"며 "다만 대외적인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상장 재추진 시기를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톱데일리
윤신원 기자 yoon@topdaily.co.kr
해당 기사는 톱데일리(www.topdaily.kr)에서 제공한 것이며 저작권은 제공 매체에 있습니다. 기사 내용 관련 문의는 해당 언론사에 하시기 바랍니다.
Copyright ⓒ True&Live 증시뉴스 점유율1위, 인포스탁(www.infostock.co.kr)
기사 관련 종목
04.11 15:30
카카오뱅크 | 20,550 | 150 | -0.72% |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
1
트럼프 “석유산업 지키겠다” 외쳤지만…관세 폭탄에 석유주 줄하락
-
2
‘경기 방어주’ 안에서도 차별화…필수소비재>통신>헬스케어 순 선방
-
3
[게시판] LH, 작은도서관 활성화 공로로 문체부 장관 표창
-
4
애플, 아이폰 인도 생산량 60% 늘려…인도 비중 20%로 확대
-
5
이명준 서해해경청장 대규모 국책사업 비위 수사 외압 의혹
-
6
관세가 다가 아니야…美·EU·중국, 기술규제도 늘었다
-
7
산업硏 “韓대미흑자, 美제조업 연계성 고려하면 필연적”
-
8
'광명 사고' 인근 초등학교 건물 안전점검…이틀간 휴업
-
9
美기업 실적 시즌 개막… 파월의 ‘입’도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