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AI 엑사원, 구광모 숙원 해결할까

입력 : 2023.07.19 14:00:09
제목 : LG AI 엑사원, 구광모 숙원 해결할까
챗GPT 대항마 '엑사원 2.0' 공개…AI 전략 '잰걸음'

[톱데일리] LG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AI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그간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제시한 생성형 AI(인공지능) 경쟁력을 키워, 기존 하드웨어 중심의 전통적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 AI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LG AI연구원은 19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초거대 멀티모달(Multimodal) AI '엑사원(EXAONE) 2.0'을 공개했다. 엑사원 2.0은 지난 2021년 12월 첫 선을 보인 엑사원의 진화 버전으로, LG는 최근 AI 시장에서 주목받는 초거대 AI 기술력을 확보해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목표다.

◆ 생성형 AI 승부수…'챗GPT'에 도전장

엑사원 2.0은 LG가 파트너십을 통해 확보한 특허, 논문 등 약 4500만건의 전문 문헌과 3억5000만장의 이미지를 학습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현존 전문 지식 데이터 상당수가 영어로 되어 있는 점을 고려해 한국어와 영어 기반 이중 언어(Bilingual) 모델로 개발됐고, 학습 데이터 양도 기존 모델 대비 4배 이상 늘려 성능을 높였다.

초거대 AI의 고비용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멀티모달 모델의 경량화, 최적화에 집중 투자했다. 기존 모델과 비교하면 동일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추론 처리 시간은 25% 단축하고, 메모리 사용량은 70% 줄여 비용을 약 78% 절감했다는 것이 LG AI연구원의 설명이다.

LG AI연구원은 고객들이 엑사원을 원하는 용도나 예산에 맞게 모델의 크기부터 종류(언어, 비전, 멀티모달), 사용 언어까지 맞춤형으로 설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습 과정을 미세 조정하는 '파인 튜닝(Fine-Tuning)', AI 인프라를 고객이 보유한 서버에 직접 설치하는 '구축형(On-Premise)' '사설 클라우드(Private Cloud)' 방식도 지원한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이날 행사에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중 언어 모델과 양방향 멀티모달 모델을 모두 상용화 했다"며 "국내외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 해 실질적인 성공 사례를 만들어가며 다른 생성형 AI들과는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엑사원은 우선 LG그룹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활용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LG전자 AICC(AI 컨택 센터)에 적용해 고객과의 상담 내용을 실시간으로 분석, 요약하고 상담 내용에 적합한 답변을 제안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국내 시범 운영되는 AICC를 하반기 중 정식 서비스로 전환하고 내년부터 영어권 국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 엑사원 3대 플랫폼 공개…문헌정보·논문특허·이미지 최적화

지금까지 베일에 싸여있던 엑사원의 플랫폼 기능도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LG는 지난해 11월 공개했던 ▲유니버스(Universe) ▲디스커버리(Discovery) ▲아틀리에(Atelier) 등 3대 플랫폼의 고도화 방향과 특징들을 소개했다. 각각 문헌정보, 논문 특허, 이미지 생성에 특화된 플랫폼이다.

엑사원 유니버스는 최근 AI 돌풍을 일으킨 '챗GPT'와 유사한 텍스트 기반 생성형 AI 서비스다. 기존 대화형 AI와 달리 사전 학습한 데이터 외에도 각 도메인별 최신 전문 지식 데이터까지 포함해 근거를 찾아내며 추론한 답변을 생성하는 데 차별점을 뒀다. 활용한 문헌 정보와 출처도 제시한다.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화학과 바이오 분야에 초점을 맞춘 플랫폼이다. 논문과 특허 등 전문 문헌의 텍스트와 분자 구조, 수식, 차트, 테이블, 이미지 등 비(非)텍스트 정보까지 AI가 읽고 학습할 수 있는 형태로 '심층 문서 이해(DDU)' 기술이 적용됐다. 화학 합성 시행착오를 줄여 연구개발 소요 시간을 8배 가량 단축할 수 있다.

엑사원 아틀리에는 이미지를 언어로 표현하거나 언어를 이미지로 시각화 할 수 있는 멀티모달 AI 플랫폼으로 이용자에게 창의적 영감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됐다. 저작권이 확보된 이미지와 텍스트가 짝을 이룬 '페어(Pair) 데이터' 3억5000만장을 학습한 엑사원을 기반으로 이미지 생성 등 기능을 제공한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 유니버스를 시작으로 해당 플랫폼들을 외부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엑사원 유니버스는 이달 31일, 엑사원 아틀리에는 올해 3분기,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올해 4분기 내에 관련 분야 직무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며 추가 서비스 고도화 단계를 진행할 예정이다.

◆ AI 기업 꿈꾸는 구광모, 사업 방식 대전환 이룰까

LG가 AI 기술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스마트폰 사업 등을 접고 가전 비중이 커진 LG가 기존 사업 방식에서 신사업 기술 중심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일환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최근 10년 이후 그룹을 책임질 수 있는 사업으로 'A(AI)·B(바이오)·C(클린테크)'를 제시하며 그룹의 사업 방식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2일 LG전자가 가전 노하우에 고객 경험을 연결해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의 대전환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LG전자는 기존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 방식 대신 고객 경험을 확장하는 무형(Non-HW) 사업모델까지 확대하고 2030년까지 매출액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AI 분야는 2018년 취임 후 임기 5년을 맞은 구광모 회장의 미래 성장 동력의 핵심이다. 구 회장은 AI 기술 확보를 위해 LG그룹 차원에서 2020년 AI연구원을 설립한 뒤 지난해에는 5년간 AI와 데이터 분야 연구개발에 3조6000억원을 투입해 미래 기술을 선점하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구광모 회장은 부친 고(故) 구본무 회장의 상속 지분을 두고 호적상 어머니와 여동생 등 세 모녀와 법정 다툼까지 번진 만큼, 그룹 지배력을 확고히 하고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룹 총수로서의 자질을 입증하고 기존 경영 방식과 다른 미래 먹거리 확보와 신규 사업 기회를 발굴해야 하는 과업이 주어졌다.

또, 최근 다른 대기업들도 AI를 미래 먹거리로 삼은 만큼 LG만의 차별적인 경쟁력 확보가 요구된다. SK텔레콤도 AI 기업 전환을 선언하고 '에이닷' 등 AI 솔루션 고도화를 이루고 있고,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KT도 자체 솔루션 '믿음'으로 초거대 AI 시장에 뛰어들었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초거대 AI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생성형 AI는 거대 지능을 만들고 소량의 특화된 데이터를 가지고도 여러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생성형 AI가 아직까지 대대적인 성공을 거둔 사례가 없기에 서비스 차별점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한데 엑사원은 전문성과 신뢰성을 확보한 만큼 성공 사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엑사원을 활용한 사업화는 아직 LG그룹 차원에서 고민하는 단계다. 배경훈 원장은 "생성형 AI가 연구개발에 머무르지 않고 사업화로 잘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계열사와 연계한 사업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며 "엑사원을 활용해 계열사가 직접 사업화 하는 방식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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