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루션 강화' LG전자, 체질 개선 '사활'

입력 : 2023.07.25 14:00:10
제목 : '솔루션 강화' LG전자, 체질 개선 '사활'
'매출 100조 도전' 시작은 개인화·구독 서비스 강화

[톱데일리] 최근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 전환을 선언한 LG전자가 신규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기존 가전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을 벗어나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제품 기능 강화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고, 구독 중심의 사업 기반을 확고히 하겠다는 목표다.

LG전자는 25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규 스마트 홈 솔루션 전략 'UP(업)가전 2.0'을 공개했다. 업가전 1.0을 선보인 지 1년 반 만에 2.0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생활가전(H&A) 사업을 기존 제품 중심에서 구독 등 스마트홈 솔루션으로 확장한다는 게 골자다.

이번 신규 전략 발표는 LG전자가 앞서 공개한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의 후속 방안이다. LG전자는 지난 12일 기존 가전 중심에서 고객 경험 기반 솔루션 확보에 방점을 둔 체질 개선을 단행하고 오는 2030년까지 매출 100조원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 신규 미래 비전 'UP가전 2.0' 공개…개인화·구독 서비스 강화

업가전 2.0에선 개인화 서비스가 강조됐다. 정해진 기능에 따라 가전이나 제품을 사용하던 기존 방식을 벗어나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가전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목표다. 소모품 교체, 세척 등 관리 영역도 서비스로 해결하며 가사 노동으로부터 이용자 수고를 덜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3년 동안 연구개발 과정을 거쳐 스마트 가전용 AI(인공지능)칩 'DQ-C'와 가전 OS(운영체제)를 자체 개발했다. DQ-C 칩 기반의 가전 OS가 탑재된 가전은 스마트폰 앱처럼 새로운 기능을 업그레이드로 추가하거나 자주 사용하지 않는 기능을 지우는 등 편집이 가능하다.

LG전자에 따르면 DQ-C 칩은 제품 제어기능과 UX(사용자 경험) 관련 여러 콘텐츠를 관리하도록 지원하는 데 최적화 됐다. DQ-C 칩과 함께 AI 프로세서를 탑재한 가전 OS는 신규 세탁기와 건조기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가전을 수령하기 전 'LG 씽큐' 앱에서 설문 조사를 거쳐 고객 맞춤형 기능을 추천할 예정이다.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은 "가전 제품이라는 게 원가에 굉장히 민감한데 기존의 음성인식이나 OS가 탑재된 가전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런 제품들은 기본적으로 원가가 최소 수십불씩 올라갈 수밖에 없고 시장에서 가격이 올라간다"며 "기존의 가격 경쟁력을 갖춘 OS와 칩을 고민했고 이제 실현하게 됐다"고 말했다.

업가전 2.0 제품에선 가사 분담 서비스도 지원한다. 예를 들어 기존 세탁기가 세탁 기능만 갖춘 가전이었다면 O2O(온·오프라인 연계)가 적용된 업가전 2.0 세탁기는 기본 세탁 기능 외에도 드라이클리닝, 의류 보관 등 의류 관련 전반을 케어하는 세탁 솔루션으로 기능이 확대된다.

제공되는 O2O 서비스는 외부 업체들과 제휴한 ▲모바일 비대면 세탁(런드리고) ▲세제(LG생활건강), 유제품(우유창고) 정기배송 ▲집 청소 및 냉장고 정리(대리주부) ▲물품보관(미니창고 다락) ▲신선식품(더반찬&) 등 6가지다. 해당 서비스는 구독 기간에 상관없이 가입하거나 해지할 수 있다.

LG전자는 가전 구매 방식의 다변화 차원에서 구독 방식을 개편하고 기존 렌탈과 향후 통합 운영할 방침이다. 가전 구독은 3년부터 6년까지 사용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 고객의 상황에 맞춰 기간을 선택함에 따라 초기 구매비용 부담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고객 구독 신청 시 원 하는 제품 옵션과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임정수 LG전자 구독사업담당은 "기존 렌탈이 특정 기간에 계약을 체결하는 그런 형태의 사업이라면 지금의 구독 사업은 고객의 사정과 형편에 맞춰 원하는 기간을 선택하는 사업 모델"이라며 "고객들의 개인화된 취향과 형편들에 정확하게 다가가고자 하는 사업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LG전자의 스마트 솔루션이 자칫 중소기업 생태계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류 사업본부장은 "중소기업이 더 잘할 수 있는 부분들은 우리와 제휴를 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중소기업들과 스타트업 기업들과의 협업 체계는 충분히 고려하며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LG전자는 향후 구독 사업을 핵심 사업 모델로 보고 관련 서비스를 더욱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류재철 사업본부장은 "앞으로의 사업 방향은 구독을 주력으로 바꿔보려고 한다"며 "적어도 지금 제품 구매 고객의 절반 이상이 빠른 시간 내 구독 고객으로 바뀔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우선 세탁기, 건조기, 냉장고, 공기청정기 등 4종의 업가전 2.0 제품을 출시하고 라인업을 점차 확대할 예정이다. 고객이 구독 기간 동안 생활 패턴이나 취향에 더 맞춰진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 사용을 분석한 내용 뿐만 아니라 추천 기능이나 소모품 정보 등을 담은 월간 리포트도 제공할 계획이다.

◆ 체질 개선 '첫삽'…가전 중심에서 사업 대전환 이룰까

업가전 2.0 전략을 시작으로 LG전자가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 전환의 첫발을 뗐지만, 기존 하드웨어에 솔루션 기능을 더하는 방식이란 측면에서 사업 대전환 전략의 한계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은 생활가전 사업이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만큼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춘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LG전자에서 가전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다. 지난해 LG전자의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을 보면 H&A(생활가전) 35.8%(29조8955억원), HE(TV) 18.8%(15조7267억원), VS(전장) 10.4%(8조6496억원), BS(모니터, PC, 사이니지) 7.3%(6조원), 이노텍 23.5%(19조5922억원) 등으로 가전 관련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78%에 달한다.

류 사업본부장은 "단기적으로 플랫폼을 만들고 성과를 내는 것은 제약이 많다고 보기 때문에 우리 제품에 밸류가 추가된 방식으로 접근했다"며 "고객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해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과 약간의 서비스가 더해지는 방식으로 고객 가치를 늘리면서 사업 영역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은 가전 중심으로 실적 상승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9조99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8927억원으로 12.7% 증 가했다고 잠정 발표했다. 매출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은 지난 2021년 2분기(9001억원)에 이어 역대 2번째 기록이다.

류재철 사업본부장은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이라는 것은 단지 기기가 아니라 홈에서 일어나는 서비스 전체를 사업의 영역으로 보고 제품에서 솔루션 부분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가겠다는 것"이라며 "그동안 해왔던 기기 사업에서의 노하우를 서비스 사업까지 확장해서 성장 모멘텀을 다져가는 기회"라고 말했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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