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 아모레·LG생건, 中 부진에 골머리
입력 : 2023.07.31 14:42:00
제목 : '동병상련' 아모레·LG생건, 中 부진에 골머리
중국 시장 내 한국 화장품 경쟁력 하락…북미·일본 등 성과 시급 [톱데일리] 화장품업계 대표 주자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올해도 침체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탓이다. 양 사는 중국 의존도 줄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실적 개선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한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5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시장 전망치인 377억원을 크게 밑도는 수준을 보이며 아쉬움을 남겼다. 같은 기 간 매출액도 9454억원으로 0.04%가 감소했다.
LG생활건강의 분위기도 좋지 않다. LG생활건강은 2분기 매출액 1조8077억원, 영업이익 1578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 27.1%가 감소했다. 특히 화장품 사업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화장품 부문 매출액은 78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가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4.9%가 줄어든 700억원을 기록했다.
양 사가 동반 부진한 데에는 중국 시장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중국에서 영업손실 391억원을 기록한 것이 전체 실적에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브랜드 '설화수'의 리뉴얼과 신제품 광고로 인한 비용 증가가 수익성에 타격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LG생활건강도 상반기 기준 중국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1%가 감소하면서 실적이 뒷걸음질쳤다.
문제는 중국 시장의 반등이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최근 몇 년간 중국 시장 내 한국 화장품 경쟁력은 하락하는 추세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국내 화장품 생산·수입·수출 실적을 분석한 결과, 중국 수출은 전년과 비교해 26%가 감소했다. 또한 중국의 한국 화장품 수입 증가율은 2018년 64%에 달했으나, 2020년 7.9%로 급하락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해외 다변화 작업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생활건강은 일찍 이 북미 시장을 눈여겨 보고 사업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해왔다. 올해 이정애 신임대표 체제를 갖춘 이후 자사 브랜드 '빌리프'와 '더페이스샵' 내 현지 특성 맞춤 제품을 출시하는 등 북미 시장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LG생활건강 내 북미 매출은 2분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가 증가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아쉬운 성장세라는 의견도 나온다. LG생활건강은 지난 몇 년간 북미 사업 확대를 위해 여러 인수합병을 진행하며 약 6000억원의 자금을 투자했지만, 아직 북미 비중은 전체 해외 매출의 8%로 한 자릿수에 불과한 상태다.
아모레퍼시픽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모레퍼시픽도 중국 시장의 대안책으로 북미 시장에 초점을 맞췄으나, 진행 과정이 순탄치 않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북미와 유럽 시장의 경우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이 올해 2분기 한 자릿수로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모레퍼시픽은 북미 시장이 주춤하자 최근에는 일본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은 현지 화장품 시장이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 규모에 달할 만큼,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 세계 화장품 시장 규모는 5298억만달러(674조)며, 그 가운데 일본이 329억만달러(41조)를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일본 내 마케팅을 확대하며 현지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대형 프로모션 행사인 '아모레퍼시픽 페스티벌'을 마무리했다. 해당 행사는 유동 인구가 많은 하라주쿠 역 앞에서 진행됐으며, 일본에서 선보이지 않은 브랜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다만 양 사 모두 부진 탈출에 주력하고 있으나, 단기간 내 반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매채널의 매출 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 부문 실적 턴어라운드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주요 브랜드에 리브랜딩을 진행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변화로 판단되나, 리브랜딩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실적으로 증명되기까지는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김혜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은 북미 구조조정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하반기부터는 보다 공격적인 화장품 개선 활동이 예상된다"며 "다만 주력 브랜드인 '후'의 리뉴얼과 국내 브랜드샵 가맹점주에 대한 계약 변경 등 여전히 비용 우려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ing@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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